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일본 지진의 교훈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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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1. 3.17)
원현린 칼럼 /
일본 지진의 교훈
바다 저 밑바닥까지 훑어 둘둘 말아 걷어가는 시커먼 동일본 쓰나미 영상을 보면서 우리는 경악했다. 할 말을 잊었다. 그저 입만 벌린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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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일본 열도의 지진 대재앙은 아비규환, 바로 지옥을 연상케 했다. 지축이 흔들리며 땅이 갈라졌고 바닷물이 넘쳐 도시를 삼켜버렸다. 인간으로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천재지변이었다.
불가항력의 자연 대란이 닥쳐와도 평소에 여하히 준비하느냐에 따라 피해 정도를 달리 할 수 있다. 준비하는 것이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보다는 낫다.
일본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목격하고 있는 우리다. 원전의 안전성을 놓고 우리도 논란을 빚고 있다. 원전유치가 유력했던 지역에서 백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발전을 원전에 의존해오던 세계 각 나라에서도 원자력 발전방식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 원전폭발이 가져다 준 교훈이다.
주장이 무리는 아니다. 향후 원전 입지 선정 시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최적지를 골라 선정해야 하겠다. 원전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외에도 포격 등 외부로부터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시설을 갖추어야 만약의 경우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원전 뿐 아니라 석유나 가스 비축기지 등 도처에 산재해 있는 모든 에너지 설비에 대한 안전진단과 함께 조금이라도 흠결이 드러날 경우 보강시설을 철저히 갖춰야 하겠다.
우리는 언제나 사후약방문이다. 늘 일을 당하고 나서야 허둥댄다. 근래의 사건만 보아도 그렇다. 주지하다시피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대형 참사가 끊이질 않아왔다.
이제부터라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훈련에 철저히 임해야 하겠다. 초강진이 발생한 일본의 경우 완벽에 가까운 재난 체계가 더 큰 참사를 막았다 한다. 경탄스러운 것은 일본인들은 제한 송전으로 전기가 끊겨도, 음식물이 제때 공급이 안 돼도 그다지 항의하는 시민들이 없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저께 민방공 훈련도 동해안 지역 등지에서는 지진해일 대비 훈련으로 전환하여 실시했다. 지금까지 민방공 훈련은 형식적인 측면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실제 상황을 가상한 훈련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겠다. 평소의 재난대비 훈련에 숙달돼 있어야 만약에 있을 지도 모를 위난에 대비할 수 있다.
우리 건물 대부분이 내진설계가 제대로 안 돼 있다고 한다. 걱정치 않을 수 없다.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건축물은 전체의 16%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학교의 경우 절반 정도가 내진설계가 안 돼 있으며 교량들도 상당수는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신축되는 건조물들은 내진구조로 축조되어야 하고 내진 설계가 안 된 기존 건물들에 대해서는 내진 보강 시설을 서둘러 갖추어야 하겠다.
이번 일본열도를 뒤흔든 지진해일, 쓰나미가 모든 것을 쓸어가는 것을 시민들은 TV화면을 통해 생생히 보았지만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참담’ 그 자체였다. 필자의 한 친구는 이를 보고 “종교는 없다”고 했다. 그는 “하느님도 없고 부처님도 없다”며 하늘을 원망 했다.
하늘은 정의의 대명사로 쓰인다. 사람들은 위난을 당할 때마다 하늘을 원망한다. 정말로 하늘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이 땅에 발부치고 사는 우리들이다. 언제까지 하늘 탓만 할 수는 없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본 돕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다. 정부차원에서 도울 것은 돕고 인류애로써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하겠다. 우리도 구조단을 급파했고 미국은 항공모함을 파견하고 있다. 일본과 영토분쟁 중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도 일본 지진피해 복구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지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조속한 피해 복구를 기원한다.
2011년 03월 17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댓글목록 0
임영섭님의 댓글
우리속담에 以熱治熱이라고.통제불능으로 더이상 손을쓸수 없다면 그러나 방사능 낙진으로부터 무수한 인명피해를--그것도 일본만이 아닌 우리를 포함한 동아시아국가 대부분--막아야할 당위성이 절실하다면 해안지정학적 위치상 핵발전소를 폭파해서 아예 태평양에 수장시켜버리는게 가능하다면 그런 방법도 고려해봄직
임영섭님의 댓글
이번 일본 원전을 교훈삼아.인재는 말할것도 없고 천재지변으로 핵발전소가 최악의 상태에 도달하는것을 가정해서 핵발전소 주변에 핵벙커까지는 아니라도 대규모 운하를 연결해서 비상시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할듯.어차피 피할수없는 예측가능한 위험이라면 안전성만 강조할게아니라 방재시스템 구축은 더욱 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