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러시아 바람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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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1. 4.22)
러시아 바람
/716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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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구가 김병린(金炳璘) 선생이 1983년 국내 최초로 소개한 번역본의 제목은 '구한말의 사회와 경제'였는데, 원저에 도판으로 실렸던 상평통보와 인천전환국에서 주조한 신식주화들이 수록돼 있어 눈길을 끈다.
역자는 서문에서 "한 나라를 침략하려면 무력으로만 되지 않는다는 강렬한 인식이 전편에 깔려 있다…. 그들의 집요한 관심과 추적은 당시 조선이 얼마나 긴박한 상황에 처했는가를 말해 준다."고 소회를 전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그 말을 실감하게 된다. 한말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지리 등 각 분야를 광범위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조사·연구하였다는 점에서 경탄과 더불어 전율을 느끼게 하고, 도처의 인천 사항에는 밑줄도 긋게 된다.
이 책을 간행한 4년 뒤, 러시아는 조선을 둘러싸고 으르렁거리던 일본과 마침내 인천항 내항에서 러일전쟁의 서전 격인 '제물포해전'을 벌였다. 결국 상대가 될 수 없다던 일본에 패했고, 조선은 35년간 피눈물을 흘렸다.
그로부터 한 세기여. 인천에 '제물포해전 추모비'가 세워지더니, 최근엔 '러시아 바람'에 지역사회 전 분야가 들 떠 있는 정황이다. 그러나 러시아 해군이 매년 몰고 오는 최신형 순양함 '바랴그' 호를 볼 때마다 필자의 시야는 흐려진다. 그 속에 니콜라이 2세 황제와 푸틴과 메드베데프가 오버랩되어 뵈는 것은 혼자만의 착시현상일까?
/객원논설위원
2011년 04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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