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바람직한 여성상(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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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1. 3.31)
원현린 칼럼/
바람직한 여성상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 마리아는 어머니가 없이 7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 한 퇴역 해군 대령 트랩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이 여성은 군인 아버지로부터 엄격하게 교육받아 군대식으로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사랑을 불어넣어 주어 화기 넘쳐나는 가정으로 바꾸어 놓고 아름다운 알프스의 자연 풍광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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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부린너와 데보라카가 출연한 또 다른 영화 ‘왕과 나’에서도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한 여성이 왕실 자녀의 가정교사로 들어와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괴팍한 왕의 성격을 누그러트린다. 이처럼 여성의 역할은 상상 이상으로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남성의 모난 성격을 다듬기도 하고 격정을 온유함으로 달래곤 한다.
여성은 한 여인으로서는 약하지만 때로는 강하기도 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도 주인공 비비안 리는 대지 위에 우뚝 서서 “내일은 또 다시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거야!”하며 그 누구보다 강인한 여성상을 보이고 있다.
비록 영화 속의 이야기지만 이렇듯 현명하고 슬기롭고 굳센 여성이 있는 반면에 외모는 아름다웠다고 하나 독부(毒婦)로 전해오는 여성들도 있다. 중국 은나라시대에 달기라는 절세가인(絶世佳人) 있었다. 그녀는 폭군과 함께 포락지형(?烙之刑 ; 숯불위에 기름기둥을 걸쳐 놓고 죄인으로 하여금 그 위를 걷게 하여 미끄러져 불에 타 죽게 하는 잔혹한 형집행 방식)을 즐긴 악녀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달기가 처형장으로 끌려가 고개 들어 미소 지으니 눈부신 미모에 망나니도 차마 칼을 내리치지 못해 얼굴을 가린 후에 참했다한다. 세기의 미모였으나 천하의 독부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달기에 결코 뒤지지 않는 여인으로 중국 서주의 마지막 왕인 유왕의 애첩 포사가 있었다. 아름다웠으나 이 여인 역시 악독한 여자로 이름을 후세에 남기고 있다. 웬만하면 웃지를 않았는데 하루는 실수로 봉화가 올라 군사들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웃기에 왕은 그녀의 웃는 모습을 보려고 거짓 봉수를 자주 올리곤 하여 군사와 제후들을 놀라게 하였다. 주나라가 이로 인해 망한 것은 당연했다. 포사는 기술한 달기와 함께 중국 역사상 대표적인 독부의 대명사로 전해지고 있다.
빼어난 미모의 여성을 칭할 때 ‘침어낙안(浸魚落雁)의 용모에 폐월수화(閉月羞花)의 자태’라는 말로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중국의 4대 미인을 일컬을 때 왕왕 쓰이는 표현이다. 즉 서시, 왕소군, 양귀비, 초선의 별칭이다. 오나라를 망하게 하는데 미인계로 쓰인 월나라 서시는 얼마나 예뻤는지 물고기들이 그녀의 아름다움에 얼이 빠져서 헤엄치는 것도 잊고 물 아래로 가라앉았다 해서 침어(浸魚)라는 별호가 붙었다. 서시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미녀로 꼽히고 있다.
흉노의 나라로 시집가는 왕소군이 그 너무 서러움에 비파를 연주하는데 날아가는 기러기가 그 구슬픈 연주소리와 왕소군의 미모에 반해 날개 짓 하는 것을 잊고 공중에 멍하니 있다가 땅에 떨어졌다하여 낙안(落雁)이라는 별명이 지어졌다.
당 현종의 눈에 띄기 전 양귀비가 정원을 거닐다가 꽃잎을 만졌는데 그 꽃이 여인의 아름다움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꽃잎을 말아 접어 들였다 하여 수화(羞花)라는 또 다른 이름을 지니게 됐다.
소설 삼국지를 통해 잘 알려진 초선은 둥근 보름달조차 그녀의 우아한 아름다움에 부끄러움을 느껴 구름 속에 숨었다고 해서 폐월(閉月)이라고 불린다.
여성은 아름답다. 하지만 마음, 즉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이어야 진정 아름답고 이 시대에 바람직한 여성상이라 하겠다.
외교관들에 의해 빚어진 상하이 스캔들이 기강해이에 의한 단순 치정 사건으로 매듭지어 지는가 싶더니 또 다시 아프리카의 케냐 스캔들이 후속편으로 터졌다. 거기에 가짜 학위 논란을 촉발 시켰던 한 여성의 출판물이 ‘낙양(洛陽)의 지가(紙價)’를 올리고 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 나라가 온통 여성 스캔들에 휩싸여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가. 여성이 유혹하는 사회인가, 뭇 남성들이 분별없는 일부 여성들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인가. 일순간 미혹에 빠져 평생 쌓아온 명예를 하루아침에 실추시키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목도(目睹)하고 있자니 안타깝기까지 하다. 연민(憐憫)의 정까지 느낀다.
2011년 03월 31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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