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한복(韓服)(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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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1. 4.18)
한복(韓服)
/714,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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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말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자신들의 기준을 세계에 보편화 한다는 뜻인데 반해 일본인한테는 이 말이 세계표준에 자기 자신을 맞춘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들은 세계 최강국을 곧 '세계'로 삼는 경향이 있다."
'차이와 사이'라는 수상집을 낸 일본의 작가 요네하라 마리의 지적이다. 그의 말마따나 일본의 '세계'는 줄곧 바뀌어 왔다. 그들의 '세계'였던 중국이 에도 말기에 네덜란드로 바뀌고, 네덜란드의 위상이 알려지자 또 바꿨다.
메이지 유신 후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을 스승 삼아 따라 배우기에 나섰고, 2차대전 후에는 최강국 미국의 충실한 학생임을 자처했다. 하지만, 목숨 걸고 네덜란드어를 배우자던 망변(妄辯)에서는 벗어난 것 같다.
올초 1월10일, 후쿠오카에서 보았던 일본의 '성년의 날' 행사가 그같은 상념을 갖게 했다. 그날 20세가 된 '신성인(新成人)'들은 전통의상인 '기모노'(여성)와 '하카마'(남성)을 입고 자랑스레 성인식 행사장에 들어섰다.
남성의 경우, '정장' 차림도 있었지만, 여성은 하나같이 화려한 '기모노'와 머리치장을 하고 있었는데 발랄해 보였다. '후쿠자와 유키치' 후예들의 전통문화에의 '앙가줴(참여)'- 그 국가사회적 열기를 보며 전율마저 느꼈다.
전전 일본보다 더 '세계표준'에 자신을 맞추려고 온갖 극성을 떠는 우리의 추한 몰골이 연상됐기 때문이었다. 영어발음을 잘 하게 하려고 애들 혀까지 수술시켜 '세계'의 웃음을 산 것이 엊그젠데, 급기야는 재벌계 호텔에서 '한복' 입은 부인을 문전박대했다니 기찰 노릇이다. 입바른 '극일(克日)'은커녕, 일본인들의 실소가 쓰나미가 되어 밀려오는 듯싶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4월 1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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