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예술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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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1. 5. 6)
예술계
/722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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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예술계가 정치에 휘둘려 몰골이 사나워졌던 것은 자유당 정권 말기 때였다. 그 때 일부 예술인들은 별 자각없이 지역의 각급 기관, 단체들과 함께 '이승만 대통령, 이기붕 부통령 지지성명' 발표에 동참했었다.
그 가운데 원로급 몇 분은 6·25전쟁 때 세칭 '부역'을 했다는 이념적 레떼르를 떼기 위해서인지 '자유당'의 열성당원임을 우정 내세웠고 그들을 추종한 몇몇 예술인들은 그 그늘에 모여 권력의 작은 단맛을 즐겼었다.
그 후 4·19학생혁명과 5·16군사정변이 일어나자 면모가 일순간에 바뀌었다. 허리춤에 권총을 찬 육군 중령 시장이 기세등등하게 시가지를 누비기 시작하자 한 원로는 어느 새 '공화당 중앙위원'으로 변신해 있었다.
그들은 언제 우리가 반공예술인단 임 모 씨와 함께 손을 잡고 '자유당'을 위해 대중 앞에 나서서 선거운동을 했더냐는 듯 군사정부의 전위대가 됐지만 그 과정을 지켜봐 온 이들의 눈속에는 이미 각인된 모습이었다.
일부 인천예술계의 선대들에게 과오가 있었다면 양명과 입신을 위해 염치 불고하고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서슴없이 사용하였고 또 사후에도 무탈하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결과적으로 후세에 심어주었다는 점이다.
예술에 임하는 입장은 동서와 고금이 다 다르다. 나는 맞고, 너는 그르다며 시비 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백과 두보로 표상되는 그 어느 길을 가든 간에 우선은 '예술'과 '예술인'이 되어야 함은 자명일인데 오늘 인천예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화적인 행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모두가 역사에 기록되리라 믿는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5월 0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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