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교육의 눈/퍼플오션시대의 교육(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 6. 3)
▧ 교육의 눈 ▧
퍼플오션시대의 교육
/최종설 인천중앙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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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선한 것일까, 악한 것일까. 맹자는 성선설을,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했지만 어느 설만이 정답일 수는 없다. 그러나 성악설에 관한 이야기나 속담이 참 많은 것같다. 그중에 필자가 싫어하는 속담 중의 하나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것이다. 요즘은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아픈 것은 못 참는다"라고도 한다. 정말 우리가 그런 민족인가.
일설에 의하면 어려운 시절에 사촌이 땅을 사면 도와 줄 것도 없는 형편이라 배라도 아파서 인분, 거름이라도 보태주어야 한다는 심정을 이야기한 것이라고도 하지만 이 또한 너무 작위적인 해석이라는 느낌도 든다. 그래도 어려울 때 쌀 한톨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사촌이 아니겠는가.
이제는 반대로 "사촌이 땅을 사면 아픈 배도 낳는다"라고 속담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얼마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가수 타블로 사건이 있었다. 왜 남의 일에 목숨을 걸고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 질투하고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하던지 발목을 잡고, 꼬투리를 잡아 끌어내리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런 것을 샤덴 프로이데(Schadenfreude)라고 할 수 있다. 샤덴 프로이드라는 말은 고통을 나타내는 샤덴과 기쁨을 의미하는 프로이데의 합성어인데, 타인의 불행을 바라볼 때 생겨나는 편안하고, 즐거운 감정의 동요라고 한다.
유럽의 몇 나라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광장 곳곳과 마을 곳곳에 수많은 동상들이 있었다.
이 사람이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냐고 물어보았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사람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못된 사람이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어느 한 분야에서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기에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상당히 다르다. 세워진 동상마저도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신적인 존재가 아니면, 어떻게 하던지 발목을 잡아 끌어내리려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있는 동상마저 끌어내리는 동상문화가 된 것같다.
요즘은 세상이 복잡 다양해지면서 내가 최고가 되어야 하는 레드오션(Red Ocean)과 나만의 개성과 특기, 그리고 고유의 브랜드로 유일한 존재가 되어야하는 블루오션(Blue Ocean)이 동시에 공존하는 즉, 퍼플오션(Purple Ocean)시대이다. 붉은색과 푸른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되듯이 기존 히트상품의 파생상품을 만들거나 새로운 서비스나 보완재를 개발하여야 한다.
과거 비누만 있던 욕실에 샴푸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샴푸와 함께 린스가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남의 자리를 빼앗지 않고, 누군가를 쓰러뜨리지 않아도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주어 상생하기 때문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나보다 잘난 사람을 시기, 질투하여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잘난 사람, 똑똑한 사람, 위대한 사람, 앞서가는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한다.
앞서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발꿈치를 받혀주고, 앞서가는 사람은 뒤에 오는 사람의 손목을 잡아 끌어주고, 일으켜주어 함께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는 선진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남을 이기는 교육, 남을 끌어내리고, 쓰러뜨리는 교육이 아니라 퍼플오션시대에 맞게 발목 잡지 말고, 손목을 잡아 함께 갈 수 있는 선진사회를 만드는 교육에 우리 모두가 힘써야 할 때인 것 같다.
2011년 06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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