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신라면(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 7. 4)
신라면
/( 736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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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자식놈을 이끌고 찾아간 타이페이는 생각보다 더웠다. 첫날 멋 모르고 시킨 저녁에서는 야릇한 냄새가 나고, 잠자리는 불편해 호텔 근처 '킹버거'에서 더위와 시장기를 달래며 밤을 지샜다.
이튿날, 라면이라도 끓여 먹어 보자고 근처의 상점에 들렀더니 '신라면'이 있었다. 반가웠다. 마치 이태리 밀라노 골목길에서 다 썩은 소형차 '프라이드'를 느닷없이 만나면서 느꼈던 '촌놈의 애국심'이 발동되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신(辛)라면'이 아니라 '신랄(辛剌)라면'이었다. 매울 신(辛) 자에 어지러울 랄(剌) 자가 고춧가루 스프처럼 첨가된 것이다. 라면 이름치곤 매우 강렬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대만식 짝퉁'이었다.
원 '신라면'의 고유 디자인을 교묘하게 변용시키고, 거기에다가 이름마저 그럴 듯하게 '랄' 자를 더해 '매워 어지러울 정도'로 맛있다 했으니 그럴듯하게 보였다. 어쨌든 짝퉁라면을 보면서 자부심 같은 것도 느꼈다.
애초에 라면은 중국군의 비상식 '라미엔'이었다. 그것이 중일전쟁 때 일본에 알려져 인스턴트 '라멘'이 되고, 한국에 건너와 '라면'으로 꽃피워 세계 수출 1등국이 됐다. 그쯤이면 체모도 차려볼 일인데, 선두그룹인 '신라면'이 소비자를 속여 망신중이다. '기업은 사람에 달렸다'는 일본 '라멘의 아버지' 안도 모모후쿠와 같은 기업가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7월 04일 (월)
댓글목록 0
안태문님의 댓글
라미엔 - 라멘 - 라면 ...
인트턴트 식품은 몸에 해롭다고 하던데...
가끔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제하시는 것이 ...
스트레스가 많은 분들은 자연스럽게 매운 맛을 좋아하게 된다고 하던데...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