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 인천경제콘서트/가로수(街路樹)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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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1. 6.28)
인천경제콘서트
가로수(街路樹)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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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
나무는 숲 속에서 인간의 간섭없이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라야만 건강하고 우람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고 도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도로에 경관을 좋게 하고 도시환경의 보전·향상을 꾀하기 위해 도로에 가로수를 심게 됐다. 또한 방풍(防風)·방진(防塵)·방서(防暑)를 위한 목적으로도 심은 수목(樹木)이며 이제 도시환경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하고 필수적인 녹지공간으로도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적합한 가로수로는 이태리포플러, 은행나무, 느티나무, 자작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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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식수한 가로수의 건강은 어떠할까. 도시는 일반적으로 식물의 생육환경으로서는 적합하지 못하다. 서로 의지할 이웃 나무가 없고 인위적인 토양, 변질된 기상과 오염된 공기에 노출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햇빛이 고층건물 등에 의해 차단되는 경우가 많고 대기오염에 의해 약화되며, 노면이나 건축물로부터의 반사에 의한 각 방면으로부터의 빛은 식물에 해로운 영향을 주고, 더욱이 야간 조명은 식물 생리작용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러므로 수천만 년 동안 생존하면서 타고난 생물학적 특성을 잘 이해해 아까운 가로수들이 병들거나 시들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나무의 키는 수종 고유의 특성이다. 교목(喬木)인 느티나무나 은행나무는 속성수로 아주 크게 자란다. 이를 무시하고 빨리 녹음을 만들기 위해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심어 놓으면 곧 크게 자라 서로의 생장을 방해해 결국 쇠퇴한다. 따라서 교목은 널찍하게 심어야 한다. 잘못된 관리에서도 나무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즉, 가지치기를 잘못하는 경우다. 예전에는 나무의 가지를 자를 때 가지터기를 길게 남겨 놓고 자르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남겨놓은 가지터기가 나중에 썩어 들어가 줄기를 썩게 해 낭패를 보게 된다. 그래서 요즘에는 바짝 잘라 새살이 곧 나와 줄기 상처를 감싸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됐지만 널리 교육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잘못된 관리 관행은 가을에 나무를 옮기는 것이다. 우리나라같이 춥고 건조한 대륙성 기후를 가졌거나 요즈음처럼 지구온난화로 겨울이 따뜻해져 이상난동이 계속되면서 비가 오지 않으면, 소나무 같은 상록수는 월동 후 봄철에 가뭄피해를 심하게 입는다. 다른 예를 든다면 복토(覆土)에 관한 오해다. 복토란 나무가 이미 자라고 있는 곳에 흙을 부어 땅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무작정 복토를 하게 되면 토양에 산소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게 해 나무의 건강을 서서히 해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잘못이면서도 그 피해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한다.
다음은 인간의 과욕에 의한 나무 피해다. 큰 나무를 옮겨 빨리 녹음을 만들려는 관행은 요즘 한국과 중국에서만 볼 수 있다. 조경경험이 풍부한 선진국에서는 큰 나무, 즉 대경목(大經木)을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절대 이식하지 않는다. 큰 나무를 옮길 때에는 뿌리를 상당 부분 잘라내고 가지도 치기 때문에 수형(樹形)이 대부분 망가지게 된다. 또한 훼손된 나무는 상처를 통해 목재 부후균(腐朽菌)이 침입해 줄기가 썩고 나무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기념식수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어깨 높이보다 큰 나무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은 나무를 옮겨 심을 때에는 뿌리를 전혀 자르지 않거나 조금 자르고 옮기기 때문에 지상부의 나무 모양, 다시 말해 수형이 훼손되지 않는다. 그리고 활착도 빠르고 경비도 적게 든다. 차후 서서히 가지치기를 통해 수형을 가다듬어 자연스럽고 멋진 나무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좁은 공간에 큰 가로수를 심어 뿌리가 뻗기에 부족한 경우라던가, 아스팔트로 덮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는 경우, 마구 밟아 토양이 딱딱해지는 경우, 주변에 들어선 건축물 때문에 배수가 안되는 경우 및 노점상들이 더러운 구정물을 마구 버리는 경우 등이 있겠다.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은 그렇듯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서 인천시민들에게 가로수의 중요성과 녹지공간에 대한 상식을 널리 지속적으로 홍보를 통해 실천을 해나간다면, 활기찬 나무들은 우리들에게 사계절에 걸쳐 건강한 환경으로 보답하지 않겠는가.
2011년 06월 27일 (월) 14: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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