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류창현(67회) 인천논단/여행지에서 담아온 행복의 조건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11. 7.21)
여행지에서 담아온 행복의 조건
/류창현 객원논설위원
일반적으로 여행의 장점이라 하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다는 것과, 개인의 일상적 고뇌와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는 삶의 짐을 잠시나마 벗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오랜만에 현직에서 벗어난 기회라 비용도 절약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바라는 마음으로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를 틈타서 비교적 사회보장과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고 국민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4개국을 여행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많은 기회는 아니었지만 그 동안에도 해외여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여행지를 비교하는 마음은 여행의 중요한 의미이기도 하지만 여행자가 갖게 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최고의 복지국가들이고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최고의 나라들인지라 어느 때보다 큰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그 이유를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유럽 국가들에서 눈에 띄는 부러움은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도시의 건물들과 건축물들, 가정과 가족중심의 생활모습,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들, 놀라울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는 도심의 자전거 전용도로 등 우리와는 다른 이런 저런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왜 이렇게 안 될까’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갖게 된 가운데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의미 있는 깨달음이 있어 한 두 가지 소개할까 한다.
하나는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다. 북유럽국가들의 공통점은 국토의 넓이에 비해서 인구밀도가 낮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가 대한민국의 면적보다 몇 배 정도는 넓지만 인구는 500만에서 900만 명 정도이고, 국민소득은 5만달러가 넘는다. 그리고 교육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무상으로 다닐 수 있으며 의료복지 또한 잘 되어 있어 거의 자신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노후에는 국가에서 받는 연금으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그 대신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를 막론하고 수입의 50% 전후(36%~65%까지)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요즘 한창 복지 논쟁이 심각한 우리를 생각하면서 과연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서 복지를 잘 해줄테니 당장 모든 사람의 수입에서 50%를 세금으로 납부하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동시에 정치인들의 선동과 포퓰리즘으로 인해 세금이나 복지비용은 부담하지 않으면서 무상의 복지혜택만 바라는 국민이 너무 많지 않은지 하는 생각에 내년 총선과 대선과정에 걱정이 앞선다.
어쨌든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점이 세계에서 가장 잘 되어 있는 사회보장과 복지제도에 있음은 두말할 것 없다. 그러나 그것 말고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한다. 한 해외 특파원의 조사한 바에 의하면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의 비결로 꼽은 것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분위기였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받은 내용이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월 1천135만원(약 7천330유로)을 받는 IT컨설턴트나 월 243만원(약1천560유로)를 받는 파트타임 노동자나 급료로 인한 차별이나 괄시를 받지 않고 똑같이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있으며, 고등학교 졸업자나 4년제 대학 졸업자를 막론하고 월급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학력은 다를지 몰라도 직장에서는 똑같이 대우를 받으므로 그들은 행복하다는 것이다. 특별한 목표나 뜻이 없이 우리처럼 무리해서 학력경쟁을 할 이유도 없고 대학을 가려고 하지도 않는 다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이룩된 것이고 행복이라는 결실을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들어졌고 운영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이라고 인정을 받고 있는 인천 공항을 가슴 벅찬 심정으로 통과 했다. 그리고는 아름다운 인천 대교를 통과하는 과정에 뒷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으로 차선을 변경하여 우리 앞을 질주하는 차를 보면서 여기는 덴마크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우리는 언제나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모든 국민의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가 될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2011년 07월 21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