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했는데…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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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1.10.13)
원현린 칼럼 /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했는데…
‘홍익인간(弘益人間)’은 우리나라 정치와 교육의 최고 이념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이 정교(政敎)이념은 <삼국유사〉 단군신화에 처음으로 나타나 있는데 여기에 보면 “옛날 환인(桓因)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자주 천하에 뜻을 두고 인간세상을 탐내어 구하였다.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는 아래로 삼위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하여 (可以 弘益人間), 즉시 천부인(天符印) 3개를 주어 인간세계로 내려 보내 다스리게 하였다”라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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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도 “천신 환웅이 이 땅에 내려와서 우리의 시조 단군을 낳고 나라를 열게 된 이념이 홍익인간이었다. 홍익인간이 우리나라 교육이념으로 채택된 것은 미군정 시절부터였다. 당시 문교부는 홍익인간이 ‘고루한 민족주의 이념의 표현이 아니라 인류공영이라는 뜻으로 민주주의 기본정신과 완전히 부합되는 이념이며, 민족정신의 정수인 일면 그리스도교의 박애정신, 유교의 인, 불교의 자비심과도 상통하는 전 인류의 이상’으로 보아 교육이념으로 삼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행 교육기본법 제2조에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문화 하여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홍익인간의 이념 하에 우리의 교육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그렇지가 못한가보다. 일부 교원이 신분을 망각하고 빗나간 제자 사랑으로 사도(師道)를 실추시키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의 학생부를 작성하면서 대학 진학에 유리하도록 정정한 사례가 적발돼 상당수의 학교장과 교사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이다.
인천시 교육청은 일반·특목고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벌여 2008~2010학년도 3년간 수험생의 학생생활기록부를 대학 진학에 유리하도록 부당하게 고친사례 1천175건을 적발, 학교장과 교사 등 464명에 대해 징계조치했다한다.
다른 곳도 아닌 학교에서 이러한 문서조작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학교에서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버젓이 행지지고 있는 것이다.
조작된 학생기록부를 믿고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이러니 대학에서 학생기록부를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이들 교원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진학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학생부 부당정정은 빗나간 사랑이다. 지나침은 못 미치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말도 있다.
학생생활기록부는 학생의 있는 사실그대로의 성적과 생활실태를 기록하여야 한다. 학교 당국과 교사들은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찰하여 학생부를 사실 그대로 작성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법은 교원의 신분보장과 함께 교원으로서의 자세도 규정하고 있다. 교육기본법 제14조에는 “교원은 교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과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 교원은 교육자로서의 윤리의식을 확립하고…”라는 등의 문구가 들어가 있어 교육자로서의 품격을 갖출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초중고교에 가보면 거의 모든 학교 교실마다 ‘진실되어라’ ‘참되어라’ ‘성실하라’ 는 등의 교훈과 급훈이 걸려 있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 쓰인 액자도 빠짐없이 달아놓고 있다.
이념(理念)은 우리가 추구하여야 할 이상(理想)이다. 우리의 교육 이념이 빛바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육자로서의 신분을 망각하고 학생부를 조작하는 교원의 자질이 개선, 향상되지 않는 한, 교육당국이 내 걸고 있는 교육비전, ‘선진일류국가 건설’은 요원하다 하겠다.
/주필
2011년 10월 13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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