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류창현(67회) 인천논단/대학진학률 80%시대와 문제점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11. 9.27)
대학진학률 80%시대와 문제점
/류창현 객원논설위원
내가 인천에서 고등학교에 재직했던 학교의 설립자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었다. 일찍이 관료세계와 정치세계에 환멸과 비애를 경험하신 그 분은 2세를 가르치는 교육이야말로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사업이고 가장 보람있는 일임을 강조하셨다. 중·고교를 설립 경영하시던 그 분은 언제부터인가 대학경영에 관심을 갖고 계셨고 인근에 인천지역에 있는 대학을 인수하려는 시도도 하는 동시에 수도권에 대학 후보지까지 마련하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도 정부의 연차적인 인력수급계획에 의하지 않고는 대학 설립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치열한 입시경쟁과 그에 따른 사교육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명분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대학인가를 대대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각 지방에는 우후죽순처럼 많은 대학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그 분 또한 1995년 마침내 당신의 고향에서 대학설립의 꿈을 이루시게 되었다. 그러나 그 분이 살아계신 동안 그렇게도 열망하시고 많은 재산을 투자해서 이룩해 놓은 대학은 설립 16년 만에 대학으로서의 생명을 다할 위기에 놓여 있다. 물론 개별 대학의 운영의 문제점도 없지는 않겠으나 그 근본 원인은 앞에서 지적한 대로 장래의 인구증가율(신생아 증가율)이나 인구대비 적정 대학생수, 그리고 고교생들의 대학 선호도 등 깊은 연구나 신중한 정책적 준비 없이 대학입시 경쟁만을 해결하겠다는 정치적 정책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는 지방 학생들 마져도 기피하는 지방대학 기피 현상과 지방대학들의 생존을 위한 편법과 탈법적인 신입생 유치현상이 생기게 되었고 급기야 그런 방법으로도 신입생 유치의 문제해결이 안 되는 많은 지방 대학들은 결국 대학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부실대학, 무능대학이라는 불명예와 퇴출이라는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OECD국가들의 대학 진학률은 50%이내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80%대를 넘고 있다. 대학진학률이 높은 것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추호도 없다.
과도한 대학졸업생 문제, 다시 말하면 지나친 대학진학 현상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가 문제다. 문제 해결의 방안으로 제시하고 싶은 것은 먼저 전문직을 제외하고 어느 기업 어느 직종을 막론하고 대학졸업자 이상으로 고교졸업생들의 취업기회가 대폭 확대되어야 하고, 국민들 특히 학부형들의 대학편중의 가치관이 변화돼야 한다. 앞에서도 지적한대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대학진학률이 50%이내인 것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대학졸업자들 이상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의 핀란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는 대학등록금이 무료임에도 대학진학률이 40%대에 머무는 것을 생각하면 고교졸업만으로 취업의 기회가 어려운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 고교 졸업생들이 선호한다는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에서 전문계고나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취업의 문을 크게 개방하고 경력과 능력에 따라 대학졸업자들과 동등한 처우를 약속하는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고 대학치중의 학력편향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 대학수준이나 대학생들의 질이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현실에서 일방적으로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려야 한다는 식의 정치적인 발상을 지양하고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접근해야할 것이다.
또한 정부와 정치인들 모두는 현재의 잘못된 정책은 훗날 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신중함을 가져야할 것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