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배상만(65회) 교육칼럼/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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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1.10.24)
교육칼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배상만 인천시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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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상만 인천시 교육의원
교권이 핵심은 교사의 전문성·책무성·자율성이다. 교권이 추락하고 있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우 심각하다. 문제를 야기하거나 학습활동에 피해를 주는 학생을 꾸짖거나 나무라면 교사는 온라인상에서 갖가지 비난에 시달리기 일쑤다. 교사의 작은 허물이나 과실에도 교직에서 추방하겠다,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일도 흔히 일어나고 있다. 이렇듯 교사에 대한 존중이나 교권을 존중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돼 가고 있다. 학생의 교육을 위해 안타깝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우리의 교육 현장이 왜 이렇게 황폐화 됐을까?
첫째, 현장의 교육정책 수용에 대한 한계성이다. 학교 현장은 숨쉴 틈이 없다. 또한 학교는 끊임없이 각종 변화와 정책의 수용을 강요당해 온 점이 없지 않다. 아무리 훌륭하고 필요불가결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현장의 준비와 한계에 대한 고려 없이는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구성원 간의 소통과 이해에 의한 합의나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어떻게 제도의 정착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학교는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불어난 교육정책들 수행하느라 현장을 돌아보고 개선하고, 앞으로 나갈 여력이 고갈되고 있다. 수많은 공문들과 하루가 멀다고 쏟아내는 교육정책들이 과연 교육현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교육현장을 경직되고 황폐화 시키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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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교원의 사기저하의 문제다. 교원의 정년 단축, 교원 보수 문제 등 교직의 전문성 및 자긍심과 관련된 문제에 현장의 교원들은 배제된 채 일방적인 정치적·경제적 논리에 의해 결정돼 왔다. 수많은 교육 문제들이 마치 교사가 문제라 발생하는 것처럼 왜곡하거나 교사나 학교가 비리와 개혁의 주 대상인양 비난의 화살을 퍼부어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스런 교육으로 행복을 누리려면 교사가 행복해야 한다. 교사들로 하여금 존중과 신뢰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왜곡된 학교관 및 학습관이 문제다. 내신 성적이라는 위압감에 사로잡힌 학생들은 상생의 공동체 의식보다는 경쟁의 논리에 더 익숙해졌다.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교육을 신뢰하지 못하고 과외나 사설 학원에 더 매달리는 기현상을 초래하고, 이것이 곧바로 학교붕괴, 교실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를 믿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잠을, 공부는 학원에서’라는 풍조가 생겼으며, 이러한 학생과 학부모의 왜곡된 학교관 또는 학습관이 교실붕괴의 기름을 붓고 있다.
그러면 추락하고 있는 교권을 되살리고 학교와 교실을 새롭게 세우는 일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교사 스스로가 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전문성과 책무성을 제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교사란 교육을 통해 인간을 기르는 직업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기르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나도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견해를 갖게 된 데는 실제로 교육을 담당한 교육자들이 교육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기도 한다. 교사들이 고도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가지고 교육활동에 최선을 다할 때 국민의 신뢰와 존경은 물론 국가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잠시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만델라 대통령이 아프리카의 희망을 교육에 걸고 최대의 방송통신대학을 설립하고 교육에 전력을 다한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실추된 교권을 회복하는 지름길은 교사의 전문성과 책무성·자율성을 제고하는 일이다. 또한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육 행정가,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이해와 협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그동안의 일방 통행식 교육행정의 행태를 과감히 벗어나 소통하고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실질적인 학교교육은 교사와 학생의 상호 작용에서 그 성패가 좌우된다. 교사가 소신있게 교육에 임하고, 교직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정책과 환경이 필요하다. 또한 학부모의 학교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교권을 회복하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이제 교육현장의 혼란과 추락의 나락에서 벗어나 교권과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힘찬 나래를 펼 때다.
2011년 10월 23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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