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교육의 눈/흙과 땅의 마음으로(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11.17)
교육의 눈/
흙과 땅의 마음으로
/최종설 인천중앙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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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깨닫는 사람도 있고,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깨닫는 사람을 우리는 선각자, 득도한 사람, 성인 등으로 부른다.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닫기 위하여 종교를 갖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아니면 자신을 믿고 살기도 한다.
흙은 인간의 고향이며, 생명의 근원이고, 만물의 어머니이다.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자란 식물을 먹고, 흙에서 살다가 마침내 흙으로 돌아간다. 흙은 정직하다.
옛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하여 뿌리고, 심은 대로 거두게 한다. 그러나 하나를 심으면 열배 아니 백 배로 갚아준다.
흙은 어머니의 마음과 같이 대지, 땅의 모든 것을 품어 안으며,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고, 더러운 오물들을 정화시켜 생명의 양분으로 만들어 새 생명을 탄생시키고, 자라게 하여 꽃과 열매를 맺어 생명을 먹여 살린다. 그래서 흙은 영원한 모성이며 생명의 젖줄이다.
땅은 겸손하다. 가장 낮은 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지탱시켜주고, 세워주며, 자신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교만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는 마음이다. 흙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Humus가 어원이고, Humus는 겸손이라는 말이다. 흙과 땅은 제일 낮은 곳이고, 누구에게나 밟히는 대상이고, 짓밟혀도 입을 다물고 침묵하면서 생명을 낳고 위로와 꿈과 희망을 주는 어머니와 같다.
낮은 곳에서 땅위의 모든 것을 섬기고 욕심이 없다. 그래서 흙을 가까이 하면 덕을 배우고 순박해지며 겸손해지고, 흙을 믿고 기다릴 줄 알게 된다.
농심이 천심이라고, 농부는 흙을 믿고 기다리고 사랑한다. 그래서 흙에서 생의 기쁨을 보게 되고, 느끼게 된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덮어주고, 용서를 해주는 땅의 마음을 가져야한다. 법정스님은 '흙 가까이'라는 글에서 "맨발로 흙을 밟아보라. 색다른 감촉과 편안한 마음을 느낀다. 그것이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흙을 가까이 하라. 흙에서 생명의 싹이 튼다. 흙을 가까이 해야 삶의 뿌리를 든든하게 내릴 수 있다"라고 하였다.
낮은 곳에서 땅위의 모든 것들을 섬기는 흙, 세상의 부와 명예가 한줌의 흙이라는 깨달아 욕심이 없는 흙, 샘을 만들어 생명의 물을 솟아나게 하는 흙, 작은 생명을 소중히 여겨 싹을 나게 하는 것이 흙이다. "너, 사람아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 흙속에는 이 마음이 있나니. 생명을 보듬어 새싹이 돋게 하고, 언제나 정직하여 심은 대로 거두며, 모든 허물을 말없이 덮느니라"라고 노래한 어느 시인의 시가 마음에 와 닿는다.
교육은 자연에서 시작되었다. 자연의 순리가 교육이고 진리이며 인간의 도리이다. 그래서 중세자연주의 교육철학의 기원이 자연이다.
루소, 에밀, 듀이, 몬테소리 등 많은 자연주의 교육학파들이 인간을 만드는 것은 자연이며, 자연은 인간을 착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든다고 하였다. 지금도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과 흙과 함께하는 노작교육과 자연교육이 바른 인성을 기르는 교육일 것이다.
명심보감에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고 하였는데, 하늘과 같이 흙도 중요하고 흙에 순응하는 삶 흙과 땅에서 배우는 교육으로 미래의 우리들의 희망인 아이들에게 흙과 땅의 마음으로 바른 인성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2011년 11월 17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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