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역세권(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11.16)
역세권
/( 801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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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인'이란 말이 유행이다. 원래의 뜻은 '어떤 구상이나 작업계획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과정'을 말하지만, 일상에서는 흔히 의상 디자인 또는 디자이너 등을 통해 친숙해진 단어다. 앞선 구상·계획은 다 디자인이라 한다.
그 중 '도시디자인'이란 단어도 종종 신문에 등장한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 대한 청사진을 말하는 듯싶은데 인천의 구시가를 둘러보면 과연 '도시디자인'이란 게 있었던가 의문이 든다. 역(驛)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깊어진다.
도시의 축 가운데 하나가 '역(驛)'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질 텐데, 철도청이 소위 역세권(驛勢圈) 개발을 운운하며 광장(廣場)을 죄 팔아먹은 이후 철도역은 도시의 흉물로서 고객들의 불편만을 강요하고 있는 몰골이다.
동인천역은 광장을 구 인천백화점에 내주고, 슬그머니 개찰구를 왼쪽 구석으로 몰아 고객 홀대에 앞장섰는가 하면, 송림동 수도국산 쪽 스카이라인을 가려 동인천지역을 우중충한 회색공간으로 전락시킨 원흉으로 꼽힌다.
주안역도 예외가 아니다. 오다가다 보는 사람은 그 풍광에 정신이 헷갈릴 지경이다. 한 마디로 저마다 생각한 것들을 다투어가며 좁은 광장에 세운 듯한 '욕망의 아수라장'이다. '디자인 주안?' 멀고 먼 날의 이야기로 들린다.
부평역엘 오르면, 간특한 상혼에 머릴 젓게 된다. 백화점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에스컬레이터인데 반해, 역개찰구 가는 길은 수십 개의 시멘트 계단이다. 굳이 백화점을 지나게 하자는 꼼수인지 모르나 불쾌하기 짝이 없다. 이런 문제는 결국 공공시설을 장사꾼에게 팔아먹은 관료들의 엉터리 발상에서 배태된 것이다. '동인천 북광장'이나마 부디 그 같은 착오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11월 1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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