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표준어·문화어(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12.21)
표준어·문화어
/(816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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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말'은 조선어학회 안의 조선어표준어사정위원회가 1935년부터 준비해 1936년에 낸 '사정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에 수록한 어휘군을 가리킨다. 당시 사정위원은 모두 73명이었는데 서울과 경기 출신이 37명이었다.
반수 이상의 위원을 서울·경기 출신으로 한 것은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는 '한글맞춤법통일안'의 규정을 고려한 것이었다. 표준어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쓰는 어휘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불편한 심사를 지니고 있던 북한의 김일성이 1966년 교시를 내려 만든 것이 '문화어'다. '혁명의 수도인 평양의 말'을 중심으로 한 북한식 표준말을 탄생시킨 것인데 언어관 역시 '표준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언어를 "공산주의 혁명의 바탕이며,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힘있는 무기"라는 것이었다. "사상과 감정을 나누는 소통의 수단"으로 보는 표준어와는 달리 문화어의 어휘, 억양 등이 전투적, 선동적으로 치닫게 된 이유이다.
평양방송국의 고참 여자 아나운서 리춘히가 남한에서 유명인사가 된 것도 특유의 화술구사를 가능케 한 '문화어' 덕이었다. 북한에 소위 '중대사변'이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해 사람들을 섬뜩하게 해 왔던 그녀였다.
한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던 그녀가 그저께 오전 흐느끼는 어조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부음을 알려 또 한차례 충격을 주었다. 향후 한반도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이런저런 상념들이 가슴 속에 스산한 바람을 몰아가고 있었다. '급병', '원쑤', '드팀', '령도' 같은 낯선 낱말들이 귓가에서 내내 맴돈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말도 점점 더 멀어질 터이다. 표준어와 문화어, 그 화해의 길은 언제일런가?
/객원논설위원
2011년 12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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