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어항구의 부활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11.30)
어항구의 부활
/( 807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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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만 해도 하인천 '부두'는 붐볐다.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오고가는 어선들의 발동기 소리, 어판장에서 풍겨오는 비릿내와 높다란 제빙공장, 한염해운의 컨베어 벨트 등이 진한 크레파스화처럼 떠오른다.
그때는 바다가 우리 삶의 한가운데서 출렁이고 있었다. 인천이 항구도시임을 실감하며 살았다. 저녁이면 슬리퍼를 끌고 부두에 나가 어선들 틈에서 낚시질도 했다. 뱀장어, 망둥어, 조부락, 복어새끼 등 별의별 게 다 잡혔다.
조기철 연평, 칠산 앞바다에서 파도를 가르며 달려온 어선들이 그물을 높이 치켜들어 말리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부둣가는 물론 시내에 지천으로 알이 통통 밴 조기가 널렸고, 햇볕에 민어들이 꼬들꼬들 맛을 들여가고 있었다.
그렇게 서민의 정이 배어있던 인천항이 무역항으로서 수출의 전진기지가 되자 살벌해져 갔다. 먼저 '국가안보' 차원이라며 철조망으로 바다와 시민을 갈라놓았다. '부두의 출입'조차도 하나의 '권력'이 되어 버린 세상이었다.
그 후 시민들은 바다를 잊고 살게 되었다. 고약한 시절이었다. 바다가 '수출역군'들의 '보안구역'이 되면서 도시의 정체성도 희미해져 갔다. 포용성, 역동성의 상징이었던 바다를 접할 수 없게 된 상실감은 의외로 컸다.
그동안 간단없이 '바다'를 갈망해 왔던 시민들의 꿈이 최근 구체화되기 시작했다고 본보가 보도하고 있다.
지난주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이 동구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만석동과 화수동 부두를 무역항에서 친서민적 어항구로 재설정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동구는 내년 중에 수산물 직매장과 위판장을 각각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항구의 부활이 시민들에게 삶의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11월 3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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