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프리미엄 햄(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12.26)
프리미엄 햄
/( 818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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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에는 대개 학교에서 배급받은 미제 우유가루를 밥솥에 넣고 쪄 말린 우유덩이를 입에 물고 다녔다. 볼이 툭 불거지는 게 언뜻 보면 '왕 눈깔사탕'을 먹는 모양새이지만 사실은 밍밍한 단맛을 애써 짜 낼 뿐이었다.
도시락 찬도 별 게 없었다. 허구한 날 채 장아찌, 어묵, 잔멸치 볶음의 연속이었다. 도시락을 못 싸가지고 오는 아이들이 허다한 데 비하면 점심 을 먹는 것이 복에 겨운 일이었지만 반찬투정이 아주 없던 것도 아니었다.
이따금 달걀프라이가 얹어져 있는 날이면, 자랑스레 도시락 뚜껑을 열고 보란 듯이 밥을 먹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무렵, 미군 전투 비상식량 '씨 레이션' 속에 든 햄을 싸 가지고 오면 교실안의 작은 화제가 됐었다.
'햄'도 그냥 숭덩숭덩 썰어 놓은 게 아니라 달걀을 살짝 입혀서 구운 것이라면 특급 반찬의 반열에 오르고도 남았다. 어쩌다 맨입으로 먹어도 진초록빛 4각형 통에 든 '미제 햄'은 세상에서 가장 맛난 반찬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러나 요즘의 '햄'은 왠지 그때, 그 맛이 안 난다. 가난한 추억 속의 맛이었으려니 치부해 보기도 하고, 세월이 흘러 입맛이 바뀌었을 거라고도 여겼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소위 '프리미엄 햄'이 고기함량도 적고, 해로운 성분까지 들어가 있는데, 값만 비싸다는 뉴스였다. 돈에 눈이 어두운 식품회사들의 농간이었다고 한다. 여러모로 괘씸하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12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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