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나채훈(65회)의 중국산책/무의도(舞衣島)의 새 변화를 위해서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12. 1.10)
나채훈의 중국산책 /
무의도(舞衣島)의 새 변화를 위해서
/삼국지리더십연구소장
10여년 만에 연륙의 길이 트인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향후 무의도에 문화와 관광이 제대로 어우러지는 기대가 솟구친다. 어떤 지역의 전설이나 특산품, 또는 역사적 인물 등을 상품화하여 돈도 벌고 지역문화를 꽃피우는데 있어 능숙한 나라를 꼽으라면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 이를테면 사천성 북방에 가면 이 지역 출신인 중국의 4대 미녀이자 당현종의 애첩이었던 양귀비에 얽힌 발상이 흥미롭다. 산뽕으로 기르는 산잠비단의 명칭이 귀비견(貴妃絹)으로 이름 붙여 수효를 8배로 늘인다거나 심지어는 어린 시절 그녀가 물장구치며 놀았던 연못의 전설을 이용하여 지역주를 귀비주(貴妃酒)라 해서 마치 양귀비의 육체와 연관된 술로 인식시켜 명주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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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천과 가까운 산동성에도 공자에 얽힌 문화상품이 꽤 많다. 곡부(曲阜)의 공부(孔府)에서는 공부가주(孔府家酒)를 내놓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가 하면 조미료, 과자, 장아찌에 이르기까지 공자 브랜드 식품을 만들고 있는데 그 종류만도 1백가지에 이른다. 이외에 청나라 때 나온 통속소설 『홍루몽(紅樓夢)』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 421명인데 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37개에 나오는 인물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은 수효인데 이들을 소재로 한 담배, 차, 우표, 과자는 물론이고 고급유흥음식점에서 『홍루몽』에 등장하는 명가의 잔칫상을 재현해 그 집안의 시녀차림을 한 종업원이 서빙하는 이른바 ‘홍루연(紅樓宴)’을 여는데 그 인기가 너무 높아 풍류남아들 사이에 소란이 일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홍루몽』의 저자 조설근(曹雪芹)의 고향 하북성 풍윤에서는 조설근가주(家酒) 명(銘)의 술을 시판하고 있고, 그의 선조 고향인 요양에서는 금릉십이채주(金陵十二釵酒)를 발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릉십이채주는 바로 홍루몽의 별칭이다.
문화상품이자 관광자원으로서의 이런 발상과 접근 방식은 우리 지역에서도 새삼 벤치마킹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문화를 홍보하는데 유용할 듯싶은데 바로 교량이 건설될 예정인 무의도에서 신선한 감각으로 시도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무의도는 그동안 교통이 불편하여 마치 중구의 오지처럼 인식되어 왔으나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지역 못지않은 풍부한 기초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무의도의 무(舞)가 춤추는 이미지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또 춤추는 무의도의 전설은 이미 매년 여름에 벌어지는 무의도 춤축제를 통하여 우리 지역의 손꼽아 줄만한 축제로서 성장했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무의아트센터를 이끄는 차광열씨를 비롯해 조직위의 많은 분들이 열성을 다바치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도 고려해 볼만한 조건이다. 무릇 지역문화 발전이란 당사자들의 열과 성이 다해질 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의도에는 천혜의 자연경관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호룡곡산과 국사봉을 잇는 능선의 등산길이 지닌 아기자기함이나 바다를 내려다보며 걷는 흥취가 결코 간단치 않다. 그리고 실미도해수욕장과 하나개해수욕장 등도 규모는 크지 않으나 피서지로서 손꼽아 줄만하다.
더하여 최근 국제 관광 단지 조성 사업이 지지부진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최근 전해지는 바로 중국의 강하이 그룹이 1천만 달러 규모로 SPC 지분에 참여하여 중동을 비롯한 해외투자가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청신호가 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무의도―잠진 간의 연도교. 단순히 통행료를 내지 않기에 비용이 절약되고 교통의 편의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무의도가 진정한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동안 교통이 불편했기에 보존될 수 있었던 많은 천연자원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관광단지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 무의도, 독특한 무의도만의 문화상품이 개발되어 그동안의 명성에 흠결이 가지 않으면서 수도권은 물론 멀리 중국에까지 소문난 문화예술관광지로 명성을 떨쳤으면 하는 소망인 것이다. 앞으로 몇 년 후면 인천이 세계 속의 도시로써 발돋움 할 것은 의심할 바 없겠으나 우리의 전통, 우리의 문화가 살아 있는 문화관광상품과 관광지로서 무의도는 비할 바 없이 소중한 자산임을 재삼 강조하고자 한다.
2012년 01월 10일 (화)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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