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힘찬 딸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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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1.25)
( 830 )조우성의미추홀
'힘찬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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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가을, 공무 차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였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호텔 인근의 벼룩시장 방문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서둘러 가보니 가판대가 400여 군데쯤 됐는데 막상 고를 물건은 안보였다.
기대가 컸던 탓이었을까? 실망스러웠지만 좋은 구경을 한 셈 쳤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전차정거장 앞에 있는 '쁘렝땅' 백화점엘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삼성'이 진을 치고 있었다. 솔직히 뜻밖의 조우가 반가웠다.
파리시내에서 르앙으로 향할 때 빌딩옥상들에 서 있던 삼성, LG, 금호 등의 선전 입간판도 그랬고 언젠가 이태리 밀라노 뒷골목에서 연식이 오랜 '프라이드'를 느닷없이 만났을 때 느꼈던 것은 다 '애국적 감동'이었다.
지난 50년 전의 우리나라를 돌이켜보면 사실 오늘의 현실은 꿈이나 다름없다. 예를 들어 작년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돌파했다는 것은 건국 63년만에 이뤄낸 성과로 세계경제 발달사를 다시 써야 할 대기록인 것이다.
그 빛나는 역정의 주역은 물론 국민이었다. 그러나 재벌들의 기여도 또한 굳이 폄하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시선을 국내로 돌리면 재벌은 대부분 '애증의 대상'으로 하염없이 전락하고 만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말하자면 길겠지만, 단적으로는 '철학의 빈곤'이 아닐까 싶다.
속물적 천민자본주의를 무슨 미덕인 줄 알기에 아직 이 땅에는 이윤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하는 '빌게이츠'들은 없고, 돈벌이가 된다면 빵집이라도 열어 더 끌어 모으겠다는 재벌의 '힘찬 딸들'만이 판을 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일각에서 꺼내든 '재벌해체론'은 자업자득적인 면이 큰 것이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1월 2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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