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공짜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12.)
원현린 칼럼 /
“공짜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
/주필
덫은 짐승을 꾀어 잡는 도구의 일종으로 여기에 짐승의 목이나 다리가 걸리면 꼭 죄어져 도망치지 못하게 된다.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을 헐뜯고 모함하기 위한 교활한 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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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에는 덫을 놓고, 덫에 걸리고 하는 교활하고 우매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러시아 속담 중에 “공짜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부정한 금품은 한번 덥석 물면 벗어날 수 없도록 낚시 바늘에 꿰여 가려진 미끼와 같은 것이다. 어리석고 탐심으로 가득 찬 인간의 눈에는 미끼에 가려진 굽은 갈고리바늘이 보일 리가 없을게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으로 또 다시 세간이 시끄럽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이 개입했느니 안 했느니 하고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2천만원이니, 5천만원이니 하는 액수가 거론되고 있다. 심지어 5억원, 10억원까지 제공 의사가 있었느니 없었느니 하는 기사도 보도되고 있다.
고위공직사회에서 금품수수 사건이 터질 때마다 모양새가 가관이다.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또다시 우리 귀에 익숙한 ‘깃털’과 ‘몸통’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켜보는 시민들은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하고 의구심만 키우고 있다. 철저한 수사가 요청되는 대목이라 하겠다.
검은 돈은 주로 사건 청탁과 입막음용으로 쓰인다. 검찰당국이 수사 중이지만 국정의 최고 권부에까지 부정에 연루됐다면 “그렇다면 감사하는 자를 감사할 자는 그 누구냐?”라는 물음을 가능케 한다.
필자는 세상이 아무리 혼탁해도 맑아야 할 부류가 있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지금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고 더 이상 어떻게 더 맑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어느 한곳 맑은 곳이 없다. 재벌 총수 등 가진 자들은 도덕적 의무를 망각한채 “아직도 배가 고프다”며 탈세를 일삼고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등 해서는 안 되는 탈범법행위를 자행, 생업에 여념이 없는 서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권력과 돈 앞에서 맥을 못 추는 인사들이 정치를 한다고, 위민행정을 한다고 하고 있으니 국민이 편할 리가 없다. 나라가 잘 될 턱이 없다. 그런 인사들이 국가의 주요 요직에 장기간 앉아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할수록 시민들은 분통이 터진다.
그러면서 개혁을 부르짖는다. 개혁은 낡은 제도를 고쳐 새롭게 하는 유신이다. 누가 누구를 새롭게 한다는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스스로가 먼저 새로워진 연후에라야 가능한 것이 개혁이고 유신이다.
혼탁의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공직 사회가 맑지 못하면 그 사회가 맑을 수 없다. 우리가 지향하는 정의사회 구현은 한갓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상 어디에도 공직자에 대해 대가성 없는 금품을 제공하는 사람은 없다. 이 간단한 이치를 모를 리가 없는 사회 인사들이다. 오늘도 사회적으로 저명하다는 숱한 인사들이 불나비처럼 제 몸이 불에 타 죽는 줄도 모르고 끊임없이 불속으로 날아들고 있다.
공직사회비리가 터질 때마다 나열되는 공통점이 있다. “절대로 대가성이 아니다.” “순수한 뜻에서다” “일면식도 없다”는 등 갖가지 변명이 그것이다.
수많은 공직자들이 부정한 사건을 저질러 종국에는 영어의 몸이 되곤 하는 모습을 보아온 필자다. 진실은 누구도 비켜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진리다. 설마하지 말고, 요행도 바라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악마가 사람 낚시를 할 때에는 여러가지 미끼를 쓴다. 하지만 미욱한 사람에게는 미끼도 필요 없다. 그저 찌만 던져도 물기 때문이다.” 레프 톨스토이의 말이다.
2012년 03월 22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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