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정서진 조형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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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4. 9)
정서진 조형물
/( 862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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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시시비비를 가려 불편부당한 언론을 폈을 때 큰 힘을 갖는다. 그것이 무엇이 됐든 한쪽에 치우치거나, 편을 들 때는 스스로의 '권력'을 잃게 된다. 신문에 '권력'을 위임한 독자들이 누구보다도 그 생리를 잘 안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 공간'을 '언론'이라고 하기는 시기상조 같다. 시비를 가리기는커녕 일방적인 주장과 정보가 난무하고, 그것을 순식간에 확산시켜 가는 과정들을 보면 인터넷의 사회적 역기능까지도 실감하게 된다.
그럼에도 상당수 신문이 그 권위와 영향력을 인터넷에 내주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현실에 눈감은 포퓰리즘과 황당한 마타토어가 '진실'인 양 떠받들어지는 것은 결국은 신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때문인 것이다.
최근 서구청의 '정서진 조형물' 건립문제만 봐도 그렇다. 서구청과 포스코파워㈜)가 정서진에 세우려 했던 상징조형물은 상식인이라면 누구나 이의를 제기할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신문들의 반응은 덤덤했다.
수억원을 들여서 미국의 디자인사이트가 인터넷에 공개한 평면디자인을 약간 변형을 가해 조형물로 세우려 했다는 것은 '창의성'을 생명으로 아는 예술세계에서는 용납하기가 어려운 것이었는데도 묵묵부답이었다.
이 경우, 신문들은 정확한 관련 정보의 공개와 예술적 비평을 가해 독자의 판단 돕기과 행정의 길잡이 노릇을 자임했어야 마땅했다고 본다.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지난주 서구청이 '조형물 건립포기'를 발표했다고 한다. 잘 된 일이었다. 더불어 신문 본연의 비평적 순기능과 그를 수용한 서구청의 결단, 그 양자의 조화가 돋보였다. '신문의 날' 문득 떠오른 에피소드의 하나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4월 0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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