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감독의 처신(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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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4.13)
감독의 처신
/( 864 )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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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이 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를 맡는다고 했을 때, 필자는 작은 감동같은 것을 느꼈다. 월드컵 대표 팀을 16강에 올려놓은 지장(智將)이 사정이 만만치 않은 '인천'을 이끌겠다고 과감히 선택한 데 대한 감회였다.
구단주 송영길 시장이 그를 맞이한 것도 팀분위기를 일신하고 나아가 스포츠를 통해 285만 시민이 공동체의식을 가꿔나가는 과정에 허 감독이 큰 역할을 해 주리라 믿었기 때문이었을 것같다. 그의 출발에 박수를 친 이유다.
새얼문화재단이 그를 아침대화의 강사로 초빙한 것도 장도를 격려하는 한편 임무를 충실히 해 주기 바라는 마음에서였으리라. 그런데 그는 그날 "팀을 상위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화급한 당면과제에는 방점을 두지 않았다.
그래도 믿었다. 그는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등 월드컵 주역들을 발굴해 내는 등 축구계에 적지 않은 업적을 이룬 사람이다. 인천구단은 허 감독이 그런 노하우를 통해 인천유나이티드를 아시아 명문팀으로 이끌어 주길 바랐다.
그러나 2010 시즌 초반부터 인천구단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구단 사장이 자리를 비우는 등 여러 악재가 잇달았다. 이에 허 감독은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지든 이기든 사임"할 것이라고 시민에게 통보를 했고, 11일 사임했다.
뒤돌아보니, '이 무슨 해프닝인가' 싶다. 생사고락을 같이 해 달랐더니 부임 20개월만에 사임한 그였다. 팀은 아사 직전인데 감독은 다른 삶을 살겠다는 이야기니 그래 가지고서야 앞날에 누가 그를 '명장'이라고 일컫겠는가?
2012년 04월 1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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