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귀머거리 새 엄마----(감동스토리)
본문
안녕하세요..
현재 대학졸업을 앞두고 여러 가지 알바를 하며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스물넷의 처자입니다..(재수했어요 ㅜㅜ;;)
다름이 아니라 오늘은 저의 하나뿐인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엄마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제목에서 보셨듯 저희엄마는 저를 가슴으로 낳으셨습니다..
즉..새엄마에요...
제가 3살때..
절 낳으신 분은 아버지의 폭력과 주사에 고생하시다가..
아버지께서 일하시다 한쪽 다리를 잃으시고..
집을 나가셨다더군요..(물론 제 기억엔 아무것도 없구요..)
그렇게 절 놓고 나가셔서 소식이 끊기고 할머니께서 절 키우시다..
아는 분의 소게로 지금의 우리엄마가 아빠에게 시집을 오셨죠..
물론 성한 분은 아니셔요..
약간의 지적장애와 귀가 안 들리시는 분이셨어요..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구요;;
또 귀는 안 들려도 어눌하지만 말도 할 줄 아시고..
입모양으로 알아들으실 줄도 아십니다..수화는 못하세요...)
그렇게 세 식구가 오손도손 살았는데..
여전히 아버지의 폭력은 계속 되었고..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심지어 엄마의 옷을 찢어 발가벗긴 채로
머리채를 끌고 동네를 돌았던 적도 있구요...
그날 엄마가 발가벗겨져 온몸에 멍이든 채로
길바닥에 엎드려 싹싹비는 모습을 보면서도
어린 전 너무 무서워 사람들 사이에 숨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고
그때 말리지 못한 제자신이 원망스러워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제 손으로 제 뺨을 사정없이 때리곤 합니다..
죄송해요..지금도 너무 눈물이나네요..
그렇게 아빠가 엄마를 괴롭히며 사는 동안 언제부턴가
새엄마임을 알아버린 저는 아빠에게 배운 건지..
엄마를 무시하고 욕하고
심지어 귀머거리라며 욕도 서슴치않고 하게 됐죠..
" 병신...귀머거리..저리꺼져..울엄마 아냐!!" 등등...
갖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게 있는데 돈을 안주던가..
밖에서 친구들과 싸웠다던가 하는 날이면
저 또한 그 화풀이를 엄마에게 해대며 엄마를 괴롭혔어요..
그때마다 항상 엄마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신 눈으로 웃으시며..
배겟닢에 숨겨놓으셨던 돈을 꺼내어 500원씩 주시곤 하셨답니다..
그러시면서 항상 어눌한 목소리로
" 우리 딸 엄마 사랑하지요? " 하고 꼭 물어보셨었구요..
그럼 전 대충 "응" 하곤 낼름 돈 가지고 문방구로 향했었어요..
아이들이 "너네엄마 병신 귀머거리 바보"라고 놀리면
항상 전 친엄마를 그리워하며 지금의 울 엄마를 원망했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인가 아빠에게 맞으신 엄마에게
나또한 온갖 짜증과 심술은 다 부리곤 내방에서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친구가 삐삐를 샀다는 말에 욱해
나도 엄마를 다그쳐 삐삐를 사겠다고 다짐한 후
부엌에서 싱크대 쪽으로 몸을 돌리시고 우시던
엄마의 어깨를 툭툭 치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나만 삐삐 없어. 나도 삐삐 사게 돈 내놔!! "
그 때 엄마가 황급히 눈물을 닦으시더니 웃는 모습으로 돌아서서
어눌한 발음으로 저에게 하신말씀은...
응.. 엄만 괜찮아..고마워 우리 딸..
응.. 엄만 괜찮아..고마워 우리 딸..
응.. 엄만 괜찮아..고마워 우리 딸..
순간 미안함에 머쓱한 전 두루마리 휴지를 엄마에게 툭! 건네곤
방으로 돌아와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후 완전히 착한 딸은 아니지만
불쌍한 울 엄마에게 잘하려구 노력했구요.
그래도 여전히 나쁜 딸이었어요..
중학교 졸업할 때도
아빠가 간암으로 병원에 계셔서 매일 간병하시느라
쉬시지도 못하는 와중에
눈보라에 다 꺽인 꽃다발을 들고 졸업식에 오셨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초라하고 창피한지..
아는 척도 안하고 눈길한번 안 준채로
친구들과 사진 찍고.. 웃고...떠들고....
아..미친년 미친년!!!!
그때도 엄만 제 맘을 아셨는지..
아님 제가 무서우셨는지..절 아는 척도 못하시고..
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한참을 웃으며 바라보시다..
제가 틈틈이 가라고 인상을 쓰고 눈치를 주자
알았다고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시며 돌아가시더라구요..
근데 그 뒷모습이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그런데도 철이 없던 전 끝내 모르는 척
엄마를 외면했던 못된 딸 이었답니다...
그날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실컷 놀다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와 책상 위를 보니
콜라병에 물을 담아 꽃을 고이 꽂아두셨더라구요..
작은 엿과 함께 삐뚤빼뚤 맞춤법도 엉망인
"우리 딸 축 졸업을 축 합니다." 라는 편지..
엿은 시험보기 전에 먹는 건데
졸업식 때 먹는 줄 아셨나 봅니다...
그 엿을 입에 넣곤 닭똥 같은 눈물을 떨구며 울었던
바보 같은 딸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제가 고등학교 입학하자 아빠가 간암으로 돌아가셨고..
당연히 엄만 절 두고 가버리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엄만 간병인 일과 식당일을 하시며
저를 대학까지 보내주셨습니다..
간병일은 아빠가 병원에 계셔서 엄마가 아빠를 간병하실 때
옆 환자 간병인을 알게 되어 후에 연락하셔서 일하셨구요..
그마져도 귀가 안 들려 얼마 못하시곤 짤리셔서
그 후부터 현재까지는 이 식당 저 식당 옮겨 다니시며 일하시다..
좋은 사장님을 만나 그곳에서 쭉 일하고 계십니다..
아침 9시에 나가셔서 늦은 밤 까지 일하시다 11시에 들어오십니다..
아빠 돌아가시고 병원 빚 갚느라 얼마 후에
한 칸짜리 월세 방으로 이사하고.. 그 후로도 이사 몇 번..
그렇게 엄마와 전 현재까지 아웅다웅 오손도손 살고있어요..
어제는 오랫만에 엄마 어깨를 주물러 드리며 엄마에게 물어봤습니다..
" 엄마..그때 아빠죽고 왜 나버리고 안갔어? "
" 응 니가 너무 못생겨서...ㅋㅋ "
" 뭐? 내가 어디가 어때서!!!! 장난치지 말구우~응? "
" 응~ 딸이니까 그렇지이~ 우리 이쁜 딸이니까아~ "
그 한마디에 나의 모든 궁굼증이 사라졌네요...
그래..난 엄마가 가슴으로 낳은 울엄마 딸이니까...
내가 아무리 어려서 못되게 굴고 나쁜년이었어도
그래도..난 울엄마 딸이니까...
세상에서 하나뿐인... 울엄마의 이뿐 딸이니까....
엄마, 그동안 나 키우느라 맘고생도 심하고...힘들었지?
엄마, 나 꼭 돈 많이 벌어서 엄마 호강시켜 줄게 조금만 기다려 알았지?
내가 성질도 지랄맞고 가끔 엄마 속도 뒤집어놓고..
그때마다 엄마 눈은 울고 입은 웃고 그러는데....
이젠 다신, 다신 엄마 울게 안할게요...
많은 사람들 앞에 약속할게 엄마, 우리엄마..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바보 같은 김 말수 여사....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우리 딸이란 말을 많이 하시는 저희엄마..
안 들리시는 귀로 식당일 하시느라 허리가 휘십니다..
부디 저희엄마 힘내시게 기도해 주시구요..
제가 앞으론 절대 엄마 눈에 눈물 나지 않도록 착한 딸이 되겠노라.
여러분 앞에 약속드릴게요...
행복하시고.. 여러분들도 부모님께..꼭 효도하세요...
==옮 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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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달님의 댓글
글을 읽으면서 울엄마와 우리딸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십니다.. 효도는 어렵지도 멀지도 않습니다..진심으로 마음만 헤아리면 그것이 효도고 사랑아닐까 싶습니다...
김연욱님의 댓글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은 우리의 엄마이며 우리의 딸이라는 마음으로 약자를 사랑한다면 범죄 없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