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새얼 국악 20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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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6. 4)
조우성의 미추홀 -새얼 국악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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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얼문화재단이 주최해 온 '국악의 밤'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두 번이나 삼라만상이 바뀌는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수준 높은 무대를 꾸며온 그 열정에 머리가 숙어질 밖에 없었다. 돌아보면 재단 출범 이후 벌여온 사업들이 다 장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침대화, 계간 황해문화, 새얼전국학생어머니백일장, 가곡과 아리아의 밤 등은 재단의 우공이산적인 문화인식에서부터 비롯됐다고 보인다.
지난주 목요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강당은 청중들로 만원을 이루었다. 남녀노소 청중은 다함께 우리의 혼이 담긴 국악에 흠뻑 젖어들어 흥겨운 봄밤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오정해와 장사익이었다.
첫 무대를 장식한 손인영의 '태평무'는 고아한 절제미를 펼쳐주어 모두를 고즈넉한 심연 속으로 빠져 들게 했다. 이어 반주를 맡은 '아, 홉 국악챔버오케스트라'가 북한의 작곡가 최성환이 편곡한 아리랑을 연주하였다. 남북이 함께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이제 이 정도는 능히 소화할 수 있으리라는 자부를 갖게 한 무대였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아리랑'을 등록하려는 최근의 움직임도 생각됐다. 그러나 국악기와 양악기의 조화문제와 아리랑 본연의 DNA와는 다르게 마치 활달한 춤사위가 도드라진 북한의 '쟁강춤'에서 느껴지는 것과 유사한 이질적 대륙풍이 흘깃흘깃 감지돼 분단이 음악적 현실로도 다가왔다.
국악인 오정해가 국악가요 '꽃분네야'와 신민요 '배띄어라'를 열창한 후에 이번엔 '진도아리랑'이 연주되었다. 흥겹고 구성진 가락에 몸을 맡기면서 더불어 저 절절한 '아리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뒤늦은 자문을 했다. 말할 것도 없이 장사익은 독특한 창법으로 '찔레꽃', '봄날은 간다' 등을 불러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이날 공연의 마침표는 다시금 '아리랑'이었다. 청중과 출연자는 '경기아리랑'을 부르며 마지막 무대를 아쉬워했다. 청중들은 집으로 돌아가면서 저마다 가슴 속으로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흥얼거렸으리라.
/객원논설위원
2012년 06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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