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인천시 교육감의 수능 성적표(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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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2. 6.29)
원현린 칼럼 /
인천시 교육감의 수능 성적표
싸움은 병사가 하고 명성은 장군이 얻는다. 학생들의 성적은 곧 교육감의 성적표다. 며칠 전 인천지역 학생들의 전국대비 수능성적 결과가 발표됐다. 인천의 학력이 또 전국 꼴찌다. 언제나 인천의 성적은 변함없이 최하위다. 최저니 더 이상 내려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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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성적은 때에 따라 떨어질 수도 있고 올라갈 수도 있다. 바닥이니 얼마든지 박차고 튀어 오를 수도 있을 텐데 좀처럼 도약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다선의 경력을 내세우는 나근형 교육감이 수장으로 있는 인천시 교육청이다. 때문에 학부모들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어떻게 한두 번도 아니고 그 많은 세월 동안 주구장창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100개의 학교에서 1등만을 뽑아 시험을 치러도 1등부터 100등까지는 나오기 마련이다. 거듭 1등 하기보다 매 시험 때 마다 꼴찌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인천은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 3번째 대도시다. 게다가 수도권역에 속한다. 이러한 제반 여건상 환경을 탓할 수는 없다. 나 교육감 재직 10년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됐다.
얼마 전 끝난 전국소년체전 성적도 부진했다. ‘학력향상’은 말로만 외쳐온 헛구호였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시간이 흘러 또 다시 2013년도 수학능력시험일정도 발표됐다. 인천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인천 지역 내의 편차도 심각하여 학교 간 평균이 최대 68.1점이 차이 난다. 지역 내의 학력 편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있어야 하겠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내 놓은 ‘2012년도 수능 성적 결과와 분석’ 내용에 따르면 인천은 거의 모든 수치에서 전국 하위권을 기록했다.
언어영역에서는 평균 98.3점을 얻어 전국 평균 100.1점에도 못 미쳐 꼴찌를 했다. 가장 높은 곳은 105.0점을 얻은 제주라 한다.
수리 나에서도 97.7점(평균 99.7), 외국어 역시 96.9점(평균99.7)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이없고 허탈감마저 든다는 학부모들이다. 이것이 다선 관록을 자랑한다는 인천시 교육감의 성적표라니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현 인천시 교육감은 3선의 전국 최다선 교육감이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지난 2001년 7월16일, 교육감 취임 첫 일성은 ‘학력향상’이었다. 재선 때도 ‘학력향상’, 3선 때도 똑 같은 ‘학력향상’이었다.
말로만 외쳐댄 ‘학력향상’이었나? 이 같은 학생들의 성적결과를 손에 받아 쥔 인천시 교육청은 자유롭지 못할게다. 교육감 재직경력 햇수가 교육 성적에 정비례한다면 초선의 교육감이 담당하고 있는 여타지역의 교육 성적은 당연히 꼴찌여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결과가 반대이니 희한한 일이 아닐수 없다.
이제 사실상 임기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니 별 탈 없이 임기만 무사히 마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임하면 직무유기다. 2013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다. 교육감 스스로가 수험생이라는 마음가짐을 갖지 않으면 내년에 발표될 2013 인천학생 수능 성적 결과도 올해와 마찬가지일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어느 학부모가 내 자식 공부 못한다는 소리 들었을 때 가슴 아파 하지 않겠는가. 나 교육감의 재임기간 동안 인천지역 모든 학부모들의 가슴을 긍지와 자부심으로 채워 줄 수는 없는 것인가.
인천지역 학력이 이렇게 전국꼴찌라는 것이 알려진 이상 상위권학생들의 탈 인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 질것이라고 본다. 우수한 학생들이 인천을 벗어나지 못하게 할 명분이 없지 않은가.
인천 교육감이 그토록 내세워 온 화려한 교육 경력이다. 나 교육감에 바란다. 그 동안의 교육 경력을 송두리째 쏟아 부어 임기 막바지에 인천학력을 최대한 끌어올렸으면 한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중위권까지만 이라도, 이것이 교육감으로 세 번이나 뽑아준 인천 학부모들의 마지막 바람이다.
/주필
2012년 06월 28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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