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근일 단상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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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6.11)
조우성의 미추홀-근일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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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여 전, 26살밖에 안 된 청나라 감국(監國) 원세개는 조선 조정을 좌지우지하고 있었다. 북양대신 이홍장을 등에 업고 위세를 부렸다. 그것은 속국 조선을 손아귀에서 놓지 않으려는 단말마적인 발버둥이기도 했다.
일본과 러시아 역시 청국을 견제하면서 결정적 기선을 잡아 조선을 지배하려는 제국적 야욕으로 각축을 벌였다. 그 같은 국제적 간계를 모른 채 3국에 놀아났던 당시 지배 계급들의 행태는 지금에 봐도 통탄할 일이었다.
세계사에 국경을 맞댄 나라들이 으르렁거리지 않은 날이 없던 것은 국가적 이익이 필연적으로 상충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 같은 지정적 정황에서 조선도 예외일 수 없었다. 21세기를 맞은 오늘에도 상황은 다름이 없다. 사상적 낭만주의자들은 무슨 '아시아적 가치'를 운운하고, '동아시아의 결속'을 '제국주의 미국'에 대항할 이념적 깃발로 내걸고 있지만 작금 중·일·러가 벌이는 패권 다툼은 저들이 저질렀던 역사적 과오를 연상케 한다.
최근 중국이 공들여 벌이고 있는 역사 날조 사업 동북공정만 해도 그렇다. 예로부터 천하가 다 아는 만리장성의 길이를 눈 하나 깜짝 않고 고구려와 발해 지역에까지 '고무줄'처럼 늘인 속내를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일본이 나을 것도 없다. 갖가지 역사적 자료들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여실히 증거하고 있음에도 매년 국회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그를 국회 속기록을 통한 역사기록으로 남기는 속셈도 피장파장이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다른 작전이다. 중국, 일본 같은 노골적인 영토적 야심은 없는 듯 하지만,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옛날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행보들이다. 그런 냉엄한 동북아의 정세 속에 우리는 '종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한 세기 전과 무엇이 다를까 싶다. 정부가 중국, 일본, 러시아에 딱 부러진 말 한마디 못하고 끌려 다니는 것 또한 그렇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6월 1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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