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교육의 눈/지하철 단상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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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6. 8)
교육의 눈/
지하철 단상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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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잠실을 가기위해 신도림역에서 환승을 했다. 밀리는 인파속에서 나를 찾기도 어렵다. 인생은 환승이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회귀하는 연어떼와 같이 무리를 이룬다. 사람들의 무리에 떠밀려 환승열차에 간신히 몸을 실었다. 물론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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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 지하철안의 풍경은 97%의 사람들이 핸드폰,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문자를 주고, 받거나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본다. 나머지 1~2%의 사람들은 졸거나 잡담을 한다. 통화내용이나 문자를 보면 대부분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별볼일 없는 내용들인 것같다. 나 역시 그렇지만 핸드폰이 없으면 금방이라도 큰 문제가 생길듯이 가장 소중한 보물처럼 움켜쥐고 다닌다.
옛날에는 지하철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책을 읽는 사람은 보기 힘들어졌다. 2012년이 독서의 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은 선진국에 비해 3~4배나 적다고 한다. 지하철의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유독 눈에 띠는 두 사람,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앉아서 열심히 책을 보고 있다. 그냥 대충 보는 것이 아니라 책에 빠져있다. 책읽는 모습과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동안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의 인상과 얼굴은 자신이 만들어간다고 하는데 책을 잡은 손과 얼과 혼을 담은 꼴 즉, 얼의 꼴인 얼굴이 너무 아름답다. 남과 다른 자신을 만들어 퍼플오션시대에 자신의 가치를 높여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성공을 한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 아니라 진실된 모습이다. 남과 다른 나, 차별화된 내가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고, 자신을 살리는 길이다. 중국 당나라 문필가 한유는 서산유로(書山有路)라 하여 책속에 길이 있다고 하였다.
책이 산처럼 쌓여있어도 읽지 않으면 한낱 종이더미이고, 책들로 이루어진 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첫걸음부터 마지막걸음까지 꾸준히 열심히 걷는 것 이외에는 첩경이 없다고 하였다. 잠시 읽다 말겠지 하였는데 내가 내릴 역이 가까이 오는 데도 열심히 책을 읽는 젊은이들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내리기가 아쉬워서 말을 건넸다. 두 사람의 책 읽는 모습이 아름다워 연인사이냐고, 대학생이냐고 물었더니 그냥 친구이고, 직장인이라고 한다. 내리면서 한마디 하였다. 당신들 때문에 오늘 기분이 좋았다고 그리고 당신들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기원한다는 인사와 함께 "Have a nice day(좋은 하루)!"라고 외쳤다.
그저 평범해야 할 그 모습이 신선한 충격으로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남과 똑같이 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는 진실 앞에서 남다른 노력은 하지 않고 취직이 어렵고, 안 된다고 사회 탓, 정부 탓만을 하는 세상에 남다른 노력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진정 아름답다. 옛날부터 자식의 책 읽는 소리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였다. 2012년은 문화관광체육부가 지정한 독서의 해로서 지난3월9일 선포식을 하였다. '책 읽는 소리, 대한민국을 흔들다'라는 슬로건으로 하루 20분씩 책을 읽으면 1년이면 12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2012년을 20과 12로 구분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사람과 침팬지의 DNA가 98.7%가 같다고 한다. 아주 작은 1.3%의 차이 때문에 동물원의 안과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과 구경거리가 되는 침팬지가 된다고 하는데, 하루 24시간 중에 단 1.3%에 해당하는 20분을 독서로 유용하게 보내면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와 우리 가족, 특히 아이들과 함께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 듣기만 했던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먹는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
2012년 06월 0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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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혁님의 댓글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너무 아릅답다는 표현...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자랑스러운 인고70회 최종설친구의 글을 읽으며 6월8일 아침을 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