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아시안게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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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6. 6)
조우성의 미추홀-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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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어렵다. 살다보면, 어떤 내용의 말을, 어느 자리에서 하느냐에 따라 훗날 스스로 가슴을 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일의 최종적 결과보다 대개 말이 앞서기 때문에 벌어지는 불상사다. 망신 정도는 유도 아니다.
그래서 도통한 선견지명인지 간교한 처세술인지 모르지만 화근의 아궁이를 굳게 닫고 사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은 늘 은근하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만사 '예'도 아니고 '아니요'도 아니다. 입장표명은 사전에 없다.
입이 없는 듯 사는 묘미를 진작부터 터득한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말을 안 하거나 이 눈치 저 눈치 보아 왔던 중대사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시안게임 포기 촉구'가 아니었던가 싶은데 그것이 최근에 와서 공론화됐다.
지역사회에 대한 충정과 개인적 용기가 없었다면 행할 수 없는 '언표'라는 점에서 그같은 주장들을 신중하게 따져 읽는 것은 발화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가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이성적 독해를 한다면 금상첨화이겠다.
그제 본보 오피니언 란에 게재된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의 '지역정치권 자기반성 필요'도 그런 의미에서 지역사회 여러 계층이 겸허하게 일독해야 할 글이라고 보았다. 필자 역시 그 주장에 대체로 동의하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 서구지역의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들이 "도시철도 2호선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니 실망스럽다. 당장 건설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하철이 어느 외계로 사라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더구나 온 시민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재정위기의 주요 요인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임을 상기할 때, 서구는 문제 해결에 일말의 책임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천문학적인 건설비를 두고두고 갚아야 할 수많은 시민들의 고뇌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이익만 내세우는 모습은 보기에도 불편하다. 만일 아시안게임 개최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한다면 결과가 어떠리라 생각이나 해 봤는가 묻고 싶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6월 0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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