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송도'가 없는'송도역'(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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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7. 9)
'송도'가 없는'송도역'
조우성의 미추홀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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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든, 땅이든, 학교든, 사물의 이름을 새로 지을 때는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둘이 아니다. 역사적 배경, 자연적 환경, 사회적 기능, 상징적 의미 등이 이름과 부합 되는가 섬세하게 따져야 한다. 역(驛) 이름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예가 경인선 '제물포역'이다. 원래 제물포는 지금의 중구 일대 해안가를 가리키는 지명이었는데, 그것을 '인천의 대명사'인 줄 착각한 이들이 도화동 미나리밭 옆 정거장을 '제물포'라 해 지금껏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고교 시절 배운 국사 상식만 염두에 둔 채 '제물포 역'에 내리면, 인천 앞바다나 월미도, 청관(차이나타운), 자유공원 등에 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무슨 유령 역처럼, 이름은 '제물포역'이지만 거기엔 '제물포'가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착오는 되풀이 할 수 없는 일인데 이번에 개통된 '수인선'에서도 똑같이 저질러져 시민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제1단계 종착역의 이름을 '송도역'이라 한 것은 한 마디로 무턱대고 과거를 추종한 졸작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누누이 강조해 온 바지만, 인천의 어느 곳에도 '송도(松島)'란 이름의 섬은 없었다. 그런데 육지 한가운데의 역을 어찌 '소나무 섬' 역이라고 한단 말인가? 이는 제정신을 가진 이들의 머리까지 돌게 하는 중대 착란이다.
▲더 웃기는 것은 앞서 말한 '제물포역'처럼 수인선 '송도역'에도 '송도'가 없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행정 탓에 신도시 이름을 '송도동'이라고 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그와는 먼 옥련동의 역명을 '송도역'이라 한 망발 때문이다.
▲"승객 여러분, '송도'에 가시려면 '송도역'에서 내리시지 마시고, '송도' 쪽으로 환승하셔야 '송도'에 가실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매시간 멘트라도 해야 할 판이다. 이런 코미디가 또 어디 있을까?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명찰을 스스로 되살려 가슴에 달고 무슨 극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소들도 이 사실을 알면 박장대소할 것 같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7월 0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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