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두 시장(市長)(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2. 8.29)
두 시장(市長)
/조우성의 미추홀(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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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을 맞은 곳이다. 섬광과 동시에 30여만명이 일순간 목숨을 잃은 전대미문의 참상을 겪었다. 그 빛을 바라본 사람들은 '소금기둥'처럼 목숨을 잃거나 방사능 피폭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와이에서 잠들어 있던 사자의 코털을 뽑아 전쟁에 뛰어들게 한 것은 '천황'이었고, 그들의 머리 위에 원폭을 터뜨린 것은 '귀축(鬼畜)' 미국이었다. 그러나 전후 '1억인 총옥쇄(總玉碎)'를 부르짖던 일본에선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국제야합이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전쟁의 실질적 책임자인 '천황'을 처벌하지 않고, 그 죄를 '도조 히데키' 등에게 교수형으로써 물었다. 그리고 '천황제' 존속의 대가로 일본은 '불구대천의 원수'와 공존하는 길을 택했다.
▶우리의 기질 같으면 주둔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이라도 벌였을 법한 상황인데, 그들은 '사무라이'적 투쟁보다는 '게이샤'를 앞세워 맥아더사령부와 '정치'하기에 골몰했다. '군국사무라이'는 침묵하고, '나비부인'들의 분 냄새만 진동했던 것이다.
▶그러나 쓸개를 온전히 간직하고 산 사람도 있었다. 나가사키시장 '모토시마 히토시'가 그 사람이다. 1988년 그는 나가사키시의회 정례회의 질의에서 "본인은 천황에게 전쟁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이다.
▶또 "천황이 중신들의 상주를 받아들여 종전을 일찍 결단하였다면 오키나와 전투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투하도 없었으리라는 것은 역사적 기록으로 명백하다"고 기자들의 질문에 당당히 답변했다.
▶그날부터 그는 극우파의 암살협박을 받았지만 "정직하게 답변했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1990년 1월 등 뒤에서 저격을 받았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끝내 자신의 말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반면에 모토시마 시장처럼 태평양전쟁을 체험했을 리 없는 43세의 현 오사카시장 하시모토 도루는 물색없이 망언가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에 덩달아 독도 영유권 주장과 종군위안부를 부정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새로운 망언가가 탄생한 것이다. 그 같은 분별력이 없는 이가 유력한 차세대 지도자라니 일본은 불행한 나라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시장이다. '과거에 눈을 감은 자는 현재도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2012년 08월 2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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