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천유나이티드 FC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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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8.27)
조우성의 미추홀 - 인천유나이티드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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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FC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감독 허정무씨는 허무하게 팀을 떠났다. 실망이 컸다. 송영길 시장이 심적, 물적 정성을 다해 모셔온 당대 최고의 사령탑이 적전 지리멸렬 양상을 보인 부대를 내버려 둔 채 "나 살려라"며 몸을 뺐기 때문이었다.
▶감독직을 수락했을 때 이미 구단사정을 익히 알고 있었을 터인데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그리 처신을 할 수 있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기대했던 시민들은 닭 쫓던 개보다 더한 꼴이 됐었다.
▶반면 인천 연고 프로야구팀 SK의 김성근 감독이 이런저런 이유로 감독직에서 떠밀려 났을 때, 많은 팬들은 이 불굴의 노장에게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보냈다. 팬들이 그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요인을 한마디로 뭐라 하기는 어려우나, 평생 직업인 야구와 자식같은 선수들에 대한 '김성근식 헌신'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남들이 뭐라 하든 그는 야구를 통해 선수들에게 인생을 가르쳐 온 스승이었던 것이다.
▶그가 SK를 떠난 후 자진해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를 맡아 주류무대에서 밀려난 선수들을 묵묵히 가르치고 있는 모습도 감동이었다. 입신과 명예를 위해 세상을 떠도는 부류들과는 살아가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최근 보도로는 고양원더스가 창단 8개월만에 무망해 뵈던 선수 3명을 프로구단에 입단시키는 경사가 있었다고 한다. 당사자들은 얼마나 가슴이 벅찼을까 상상해 보게 된다.
▶흐뭇한 소식이 또하나 있다. 허정무 감독의 인천 탈거 후, 2군행 위기에 있던 인천유나이티드FC가 심기일전해 허 감독 때와는 달리 발군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조동암 사장, 김봉길 감독체제가 출범하면서 이를 악물고 달리고 있는 모습이 장하다.
▶일단 강등권에서 벗어난 요즘은 상위리그에 남느냐의 여부로 불꽃 튀는 경쟁에 돌입해 있다. 8위에서 11위권 안의 인천, 대구, 경남, 성남이 마지막 남은 티켓 한장을 놓고 다투고 있는 것이다.
▶오늘 저녁의 승부가 어떻든 열악한 환경속에서 여기까지 온 것만도 고맙다는 생각이다. 사장과 감독을 구심점으로 온 선수가 팀을 위해 '헌신'하고, 내 인생을 위해 '열정'을 쏟는다면 그것으로 '인간승리'인 것이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8월 2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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