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곳 : 인천일보(12. 8.21)




당신의 인생2막은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인생60, 환갑, 퇴직이라는 인생의 여정대로 어느덧 제2의 인생길에 올랐다. 요즘 환갑까지 일할 수 있는 직장은 신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행복하게도 인생 1막으로 36년 공직생활로 마치고 인생2막을 출발하고 있다. 평균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환갑은 상당히 애매한 나이다. 옛날에는 어르신, 나이든 사람이라는 대우를 받았지만 지금은 젊은 나이도, 늙은 나이도 아닌 말 그대로 애매하다, 그래서 어느 유머프로그램의 '애정남'이라는 코너에 물어보아야 할 것같다. 지하철도 공짜가 아니고, 국민연금대상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로당에 갈 나이는 더 더욱 아닌 것같다. 어느 환갑된 친구가 경로당에 갔다가 어르신들에게 맞았다거나, 아버지 찾으러 왔느냐고 물어보시는 바람에 혼쭐나고 나왔다는 이야기가 농담이 아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남자들은 퇴직을 하게 되면 대부분 백수가 된다. 그러나 백수도 종류가 있는데, 동네를 슬슬 배회하는 동백수가 있고, 인생 2막을 화려하게 부활하는 화백수가 있다고 한다. 누구나 화백수가 되기를 원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이제는 내 인생의 노후가 소중한 시대이기 때문에 인생 2막, 3막을 준비해야 한다. 인생의 비극은 인생 1막을 실패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2막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한다. 한번의 실패로 끝나는 인생은 없으며, 누구에게나 인생 2막을 열 권리가 있고 그러기 위해선 꿈과 희망, 계획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앙코르 내 인생이라고 하여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미국의 39대 지미카터 대통령은 인생 전체가 놀라운 역전의 드라마이다. 대통령 시절 무능하고 인기없는 대통령이었고 재선에 참패했으며, 퇴임 후엔 선거빚을 갚기 위해 농장을 팔아 빈털터리가 되었다. 그러나 실패한 대통령에서 제2의 인생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6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분쟁을 조정해 평화와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도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대기업 임원에서 호텔종업원으로, 차병원 원장에서 군사평론가로, 특히 최다홈런 등으로 한국야구의 전설적인 선수에서 방송인과 강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양준혁 선수를 보면 자원봉사와 사회참여에서, 오랜 취미와 젊었을 때하고 싶었던 일에,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등의 많은 이유와 방법으로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간다.

 

필자는 재직시부터 교육철학을 담은 칼럼집을 출판하였으며 여기에 마술을 접목시켜 학교와 공무원연수원, 노인대학 등에서 어설픈 마술과 함께 펀펀(fun, fun)한 강의를 하고 있다. 길고 고된 인생마라톤을 완주하고, 결승선 테이프를 끊으면 이제는 여생을 편하게 쉬며, 건강 생각하고,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퇴직을 '끝'이란 단어 대신 '또다른 시작'이라 생각해야 한다. 생각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져야한다. 물론 그 시작의 끝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끝 역시 또다른 시작이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당신은 아직도 당신 인생의 3분의1을 책임져야 하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인생 2막뿐만 아니라 3막까지의 인생설계도를 미리미리 그려놓아야 한다.

2012년 08월 21일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