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 월요프리즘/런던 올림픽 참관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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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2.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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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참관기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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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
세계 최고 스포츠 스타들의 경연장이었던 2012 런던 올림픽이 마침내 오늘 새벽 그 드라마 같은 감동의 막을 내렸다. 200여 개국의 임원을 포함한 1만5천여 명의 선수들이 26개 종목, 302개 세부 종목으로 나뉘어 국가와 개인의 명예를 위해 기량을 다투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의 부회장으로 있는 나는 이번 런던 올림픽에 ‘중소기업 응원단’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특히 함께 동행한 국립국악원 관계자들이 북[鼓]과 징[鉦] 등을 준비해 국악으로 흥을 돋우고, 또한 중기중앙회에서 마련한 대형태극기와 플래카드를 걸고 붉은 티셔츠에다가 손에손에 북과 응원수건 등을 휘두르며 독특한 응원을 하게 되었다.
첫 번째 응원은 한국과 스위스 전이었던 남자축구 경기였는데, 2년 전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2대0으로 뼈아프게 패했던 상대였지만 8강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경기장은 잉글랜드 리그의 코벤트리씨티 홈구장인 코벤트리 스타디움이었는데 입구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교민들을 반가이 만날 수 있었으며, 어린아이들은 얼굴에 태극마크를 여기저기 그려넣고 귀여운 복장을 갖추어 외국인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었다. 우연히 만난 코미디언 이경규 씨는 이미 쉰 목소리로 입장권이 없다고 하소연도 한다. 외곽에 있는 경기장이라 그런지 간단한 절차로 입장을 하고보니, 바로 눈앞에서 웅장한 규모에 한 폭의 그림같이 잘 꾸며진 잔디경기장이 우리를 맞이 한다. 열렬히 응원했던 경기결과는 석연찮은 페널티 킥과 이어 5분 만에 또 한 번의 어이없는 페널티 킥을 상대편에 주는 심판의 불리한 판정에도 우리는 2대1의 통쾌한 승리를 거두었으며 자연히 우리 응원단은 서로 껴안으며 그 열기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옆에 앉은 한국연식품협동조합 연합회 최선윤 회장은 금방 목이 쉬어버릴 정도였으니까.
다음 날의 경기는 여자배구 시합으로서 세르비아전이었는데 8년 만에 올림픽 본선진출한 우리나라로선 메달 확보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고 한다. 더욱이 전날의 첫 게임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오늘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런던에서 가장 큰 전시관을 올림픽 기간 동안 ‘얼스 코트’배구경기장으로 개조한 장소라고 한다. 그런데 입장하는 동안 군복을 입은 현지요원들이 검색을 통해 분위기는 테러범을 색출하는 듯 삼엄했고 공항보다 더 철저히 했는데, 더 흥미로운 점은 젊은 여성군인이 절반을 넘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우리가 좌석한 앞자리로 붉은 악마팀들이 모여 함께 응원을 시작하게 된 것도 행운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먼저 두 세트를 빼았았는데 뜻밖에 3세트 들어가기 전 쉬는 시간에 몇 선수들이 우리 앞으로 와서는 “지난번 경기에는 왜 안오셨어요?”라고 히스테릭하게 소리를 질러 우리들을 잠시 당황스럽게 만드는 게 아닌가! 곧 우리는 그 의미가 그만큼 열띤 응원이 승리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애교 섞인 항의(?)였고 계속해 응원을 부탁하는 반어법(反語法)이었던 셈을 이해하게 되어 “그렇군”하고 무릎을 치며 결국 승리를 만끽했고, 장외에서도 교민들과 어울려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선수들의 그동안 흘린 땀을 충분히 보상해줘야 한다고 덕담들을 나누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리고 이어 런던 동부에 위치한 ‘엑셀 런던’으로 이동해 예정대로 탁구를 응원하게 되었는데, 단체로 이동하는 동안 시내의 길이 너무 막혀 도중에 기차로 환승하고 나머지 구간은 도보로 가다 보니 다소 늦게 경기장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곳은 국내 코엑스와 킨텍스 같은 전시장으로서 권투·펜싱·유도·탁구·태권도·레슬링·역도 등의 시합이 열린다고 한다. 우리 인천에서 개최되는 ‘2014 아시안게임’에서도 벤치마킹해야 할 사항이 아닌가도 생각해 보았다. 세계 랭킹 5위 김경아 선수의 시합이었는데 현정화 코치와 콤비를 이루어 이날 승리를 했다.
그동안의 폭염과 불경기를 잠시 잊고 런던으로부터 날아오는 소식에 열광하며 때론 안타까움 그리고 환희의 시간을 가졌으나, 이제 엄연한 현실로 돌아와야 함이 진정 아쉽다. 다만 대한민국에게 스포츠강국, 국익신장 및 즐거움을 안겨준 영광의 금메달은 물론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준 자랑스러운 선수들과 임원단을 동등하게 반드시 기억해줘야 할 것이며, 노메달로 돌아온 선수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2년 08월 1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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