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DNA 노예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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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9. 7)
조우성의 미추홀 - DNA 노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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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인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또하나의 내가 있다며 '무의식' 속의 '나'를 깨워냈는가 하면, 인간행동의 근원적 동인은 고매한 인격이나 드높은 이상이 아니라 성욕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아프리카 강가의 흉한 거구 악어나 들판의 연약한 영양들까지 서로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는 것은 대부분 DNA를 남기기 위한 자연의 혈투라는 시각에 동의한 주장이었다.
▶인간도 악어나 영양과 같은 동물이다. 그러나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언어를 가졌다는 점이다. 인간만이 언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자아라는 거울속의 나를 바라보며 이성, 정의,평등 같은 형이상학을 지향한다.
▶만일 인간이 DNA의 명령에만 따라 산다면 사회는 정글이 되고 말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미 그리 된 게 아닌가 싶다. 도처에서 주체 못한 욕망들이 벌이는 광란극은 인간에 대한 원죄적 절망을 하게 한다.
▶도대체 이같은 '성적 쓰나미'는 어디에서부터 왔을까? 과거에 '백백교 사건' 같은 희대의 범죄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까지 폭행의 대상으로 희생시키는 인면수심의 도착증들은 전례가 없었다. 그러나 만사는 그를 낳게 한 씨앗이 있는 법이다.
▶말로는 고상하게 '표현의 자유'를 운위하며 돈벌이에 눈이 어두운 '양두구육' 식 음란가게 인터넷, 예술의 이름으로 온갖 범죄와 상소리와 성적 유혹을 대중에게 파는 영화들, 사치와 타락에 병든 도시의 환락 등도 그 배경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더하여 가진 자들의 끝없는 부정부패,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이들의 자포자기식 일탈, 역사도 막지 못했던 성매매를 뿌리 뽑겠다며 정책적 허세를 부려 되레 성을 동네골목에까지 침투시킨 역대 정권의 무능도 파탄을 부른 장본인이다.
▶그렇지만 탐욕을 정당화해 온 뻔뻔한 사회구조와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의 총체적 부실이 더 심각한 요인이었다고 본다. 사회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인데다가, 설상가상 삶에 대해 절실히 배운 바도 없으니 'DNA의 노예'들이 악령처럼 나타나 정글속을 헤매는 것이다. 어제 본보는 '인천이 살기 불안한 도시'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1면에 보도했다.
/주필
2012년 09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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