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외주(外注) 문화예술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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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 9. 3)
조우성의 미추홀 - 외주(外注)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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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는 미술관 한 곳이 없었다."고 흔히 말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미술관'이 있었다. 1946년 8월 옛 영국영사관(지금의 중구 항동 파라다이스 호텔) 건물에 마련한 '우리예술관'이 그것인데, 초보적인 미술관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나라 미술 평론가 1세대였던 석남 이경성 선생의 발의에 따라 임홍재 시장, 스텔맨 군정관, 서양화가 최석재 씨 등의 협조를 받아 초대 관장 홈필드 대위가 문을 열었다. 관장과 6명의 직원이 근무했었다.
▶"우리는 항상 창의로써, 대외적으로는 일반인에게 예술 감상의 문제를 제시 해결하여 주고, 대외적으로는 예술인의 창작을 보조, 육성하여 줄 책무가 있다"는 설립 취지는 지금에 봐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시민의 이용도는 적었다. 1948년에 이르러 이경성 인천시립박물관장이 우리예술관 관장을 겸임하게 되면서 박물관과 병합하였고, 6·25전쟁이 발발하자 사업을 중단했다가 전후 피폐한 사회 현실 속에서 폐관하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인천의 문화예술계는 그간 '미술관'의 싹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 후 60여 년이 지난 오늘 '시립미술관'을 만들자고는 하나 미술관 운영을 뒷받침할 만한 인적, 물적 인프라는 그때나 지금이나 빈약하기 그지없다.
▶인하대를 비롯한 지역대학에 아직 예술대학 한 곳이 없는 게 인천의 실정이다.따라서 미술관 건립추진보다는 먼저 그 자원을 양성할 예술대 설치 운동을 전개했어야 했다. 타 분야처럼 미술관도 외지인에게 떠맡기고 바라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인천시가 인천경제자유구역 안에 '아트센터'를 짓겠다고 한 발상도 그와 비슷하다. 누가 그것을 운용하고, 누구를 무대에 세우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러운 판에 유명인사의 형인 정 모씨에게 사업을 전폭적으로 위임한 것도 그렇다.
▶지역의 역량으로 지역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지역의 문화예술'이다. 지역사람들이 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만 두는 게 정답이다. 괜한 허욕을 부려 호화판 '아트센터'를 짓고, 호명난 이들을 불러들여 무대에 세운다고 그것이 곧 '지역의 문화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천을 '서울공화국'의 식민지로 전락케 하는 '문화예술의 외주행위'는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객원논설위원
2012년 09월 0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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