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출석부
박등배 교장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본문
박등배 교장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총동창회 회장 이기문 입니다.
오늘은 정말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보낸 하루 였습니다. 한편으로 저의 모교에 저희들이 원하는 새로운 교장선생님이신 조왕규 교장선생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들은 날이어서 기쁜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등배 교장선생님의 이임하시는 마음에 섭섭한 마음 가득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교장선생님, 저희 학교에 처음 부임하신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퇴임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축하를 드려야 할지, 아니면 위로를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공직생활을 무탈하게 정리하셨다는 점에서는 축하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교장선생님에 대한 저희들의 아쉬움도 무척 크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부임하신 후에 정말 열정적으로 일을 하시는 모습에 저희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의 인천고등학교를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셨고, 그 결과로 교육부로부터 지정소식을 받았던 기억이 엊그제 같습니다. 그 결과로 지금의 3학년 학생들 중 우수한 학생들이 인천고등학교에 들어오게되었던 점은 오로지 교장선생님의 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 교장실에서 과학중점학교 지정을 축하하는 조그마한 모임에 참석하여 저의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선생님께서 퇴임을 하시게 된 것입니다.
인천고등학교를 찾아오는 모든 분들이 학교가 변했다는 말을 많이 할 때마다 저는 총동창회장으로서 진심으로 고마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흐뭇해 하셨습니다. 인고의 야구가 있으면 어김없이 참석하셔서 응원을 하여 주시던 일, 교장선생님과의 약속대로 인고 전체 교사 격려회를 치룰 때마다 선생님들에 대한 은혜를 만분의 일이라도 갚았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그 때마다 그 감사함을 저에게 전달하여 주셨던 일, 모교 졸업식장과 입학식장에 설 때마다 애교와 애국을 강조하시고, 인고의 전통을 소중히 여기라고 교훈하시던 일, 대한육상연맹 인천지회 회장님으로 취임하시던 날 교장선생님의 취임을 축하하여 드렸던 일, 지난 해 교장선생님과 함께 모처럼 교장선생님과 제주도여행을 가서 함계 인고의 미래를 의논하였던 일 등이 회상되었습니다.
연꽃이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지만 흙 속에 물들지 않고 너무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내듯이, 그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교장선생님께서 언제나 밝게 총동창회 회장인 저와 우리 사무국 직원들을 대해 주시던 모습들이 저의 머리를 스쳐갑니다. 어려움이 많은 것이 인생살이인데, 그 속에서도 언제나 자신을 맑게 유지하려는 처염상정 (處染常淨)의 뜻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바다가 더러운 강물이든, 깨끗한 강물이든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이듯이 자기 안에서 정화를 시켜나가며, 모든 것을 포용하는 해불양수(海不讓水)의 깊은 인격이 교장선생님의 평소 언행 속에서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장선생님께서는 교직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으시고, 특별히 저의 모교인 인천고등학교에서 마감하시게 되어 저와 저의 모교에게는 진실로 고맙고 감사하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들 인생들의 삶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철리는 누구도 벗어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퇴임하시더라도 인고에서 쌓은 소중한 추억을 되 뇌이며 건강한 노후를 즐기시며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더욱 정진하시어 인천교육계의 큰 별로 남으시기를 기원합니다.
2019. 8. 14.
인천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 이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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