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출석부
2020년 새 해 아침에 인사를 올립니다.
본문
존경하는 총동창회 선배님, 그리고 동문 여러분!
총동창회 회장입니다.
먼저 선배님과 동문 여러분에게 2020년 경자년 새 해 아침에 인사를 올립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새해 첫날은 누구에게나 희망과 꿈을 꾸는 날입니다. 선배님과 동문 여러분들의 희망이 무엇이든 꿈이 무엇이든 그 희망과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
2019년도 그렇지만, 2020년 말이 되면 ‘역시나’로 끝을 볼 수도 있지만, 올해는 저의 임기의 마지막 해이라서, 2021년 새 해 인사는 제가 드리지 못할 것입니다.
총동창회 홈페이지는 우리 인고역사의 맥을 이어가는 역사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트리나 폴러스가 쓴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동화책을 읽은 이야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동화책입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동화책이라고 해서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을 위한 책이며 우리 모두를 위한 동화책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늙은 애벌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습니다. 한 소녀가 애벌레를 보며 ‘곤경에 처하신 것 같은데 도움을 드릴까요?’라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늙은 애벌레는 ‘아니, 괜찮아, 나비가 되기 위해서 이렇게 해야 되’라고 답을 하며 고행을 이어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애벌레는 '더 나은 삶'을 꿈꾸고,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을 하고, 다시 '꿈'을 좇고, '자신'을 발견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 내기 위한 도구로서 나비가 되고자 희망을 하고, 스스로 고행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나비는 아름다운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며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고, 꽃에 있는 달콤한 꿀을 따서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랑의 씨앗들을 날라다 주는 희망의 동물입니다.
이러한 나비가 되기 위하여는 자신의 생명을 버려 꼬치에 들어가 고행을 겪어야 하고, 그리고 겉모습을 죽여 참모습인 나비로 태어나려는 의지를 갖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애벌레의 이야기를 새 해 첫날에 선배님과 동문 여러분에게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왜 희망을 꿈꾸어야 하는지 알게 해 주는 아주 귀한 책입니다. 자신을 죽여야 희망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교훈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선배님, 그리고 동문 여러분!
인천고등학교 앞에 놓여진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 앞에 우리는 직면해 있습니다. 늙은 호랑이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있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고 포효와 기상을 빛낼 인천고등학교를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선배님과 동문 여러분 모두에게 있습니다.
인천고등학교의 자랑스러운 125년의 역사를 시작하는 첫 시간에 늙은 호랑이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죽여 새로운 희망의 도구인 나비가 되고자 하는 용틀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모교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마시고,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인 인천고등학교는 영원한 우리들의 모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절박한 사명감을 가져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호로병 안에서 자란 새 한마디를 꺼낼 방법을 우리는 생각해 내야 합니다. 호로병을 깨뜨리면 새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기에 어떻게 새를 죽이지 않고 꺼낼 것인지 그 방법을 우리는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입니다. 병속의 새는 말 그대로 병속의 새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갇혀진 인고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꺼낼 것인가 하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자신의 삶에 매몰되어 모교를 잊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인천고등학교 총동창회 선배님, 그리고 동문 여러분!
2020년 한 해가 여러분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의 도구가 되는 나비가 되어 주셔서 우리 모두에게 훈훈한 소식을 전달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 1. 2.
인천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 이기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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