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출석부
대통령배 4강전의 단상
본문
모교야구 4강전은 진실로 오랜만의 쾌거였다. 지난 10년 동안 모교 야구는 특별한 활약상이 보이지 않았었다. 야구후원회 회장 시절 전국대회-비록 지방대회이기는 했지만- 3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동창회장이 된 이후에 야구에 대한 관심을 남달리 기울인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모교야구는 8강전의 문턱을 어렵사리 넘었다. 그리고 이어진 4강전이었기에 그 자체로 의미가 남달랐다.
어린 야구선수들도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8강전 응원을 하지 못한 죄스러움이 있어 휴가를 갔다가 서둘러 4강전을 관전하기위하여 목동 야구장을 찾았다. 역시 4강전 응원이어서 많은 동문 선배님들과 후배들이 모여 모교 야구를 목놓아 응원하고 있었다. 가족까지 동원하여 응원을 하는 열성을 보였다.
모교 야구 선발투수는 이다빈선수였고, 경남고 선발투수는 최인준 선수였다. 경남고 선발투수의 공은 아주 위력적이었다. 1회초 모교 야구선수들은 1점을 실점했다. 1회초 모교 야구선수들은 최인준의 볼에 대하여 손을 대지 못했다. 2회말에도 6번 문현준선수는 1루 땅볼 아웃, 유상빈선수는 3진 아웃, 김태우 선수는 2루수 땅볼 아웃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3회에 들어서 이다빈 선수는 33개의 공을 던졌는데, 경남고의 석정우를 3진으로, 노시환을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그리고 예진원을 2루수 땅볼 아웃으로 범타 처리했다. 예진원 선수가 1회전에 2루타를 치면서 경남고의 공격을 이끌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을 한 것이다.
3회에도 모교 야구선수들은 맥을 쓰지 못했다. 권희도 3루 땅볼 아웃, 정은원 1루 땅볼아웃, 성원준은 1회와 달리 3루 땅볼 아웃을 당했다. 성원준이 1회에 안타를 칠 때만해도 기대를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회가 진행되면서 경남고 투수의 위력은 더해 갔다.
4회 수비에서 우리는 홈런을 맞았다. 4번 한동희에 대하여는 땅볼 아웃으로 잘 잡았고, 5번 권영호를 3진으로 잡았는데, 6번 김현민 선수에게 홈런을 맞았다. 그리고 연속해서 이동우, 김민수에게 안타를 맞아 투수코치는 마침내 투수를 이다빈에서 최종완으로 교체했다. 교체된 최종완은 9번타자 정보근을 3루 땅볼 아웃으로 잡아 한 숨 돌렸다.
4회 공격에서도 우리 모교 야구선수들은 속수무책이었다. 3번 공민규 유격수 플라이 아웃, 4번 민성우 3진 아웃, 5번 전부영 3진 아웃으로 끝이 났다.
교체된 최종완은 5회 수비에서 힘을 냈다. 석정우를 3진으로, 2번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로, 3번 예진원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5회 공격에서는 모교 야구선수인 문현준의 마지막 안타가 나왔다. 2번째 안타였는데, 이것이 마지막 안타가 되었다.
안타의 개수는 전체적으로 12:2 였는데, 문현준의 안타가 마지막 안타가 된 것은 실로 경남고 투수의 공이 너무나 좋았다는 이야기이다. 최인준 투수는 8회 말 공격때 까지 94개를 던졌는데, 그의 공은 위력이 더해졌다. 스트라이크 62개, 볼 32개였다. 정말 그의 공끝이 살아 있었다. 5회 이후에 우리 야구 선수들은 그의 공에 손을 대지 못했다.
다만 6회 공격이 아쉬웠다. 6회 말 1번 정은원이 4볼을 골라 나갔다. 그리고 2번 성원준이 번트를 댔다. 그리고 여기서 상대선수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정은원은 3루까지 도착했는데, 번트를 댔던 성원준선수가 욕심을 부렸다. 그대로 1루에 머물러 있었다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2루까지 뛰다가 아웃되었다. 무사 1루, 3루 찬스를 가질 수 있었다.
내 주변의 선배님들은 야단이었다. 주루코치가 막아야 했다고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야구는 단 한번에 찾아온 기회를 얼마나 지혜롭게 이용하느냐의 경기이다. 두 번이라는 것은 없다. 오직 한번 뿐이다. 우리 모교 야구는 6회의 공격 찬스를 살리지 못하였다. 이후 3번 공민규가 3진 아웃, 4번 민성우가 3루 땅볼 아웃으로 공격이 종료되었다. 사실상 여기서 경기는 끝난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동문들의 바램은 끝이 아니었다. 가족 특히 아들과 같이 응원을 온 어느 동문은 ‘아직도 공격 기회가 3번이나 남아 있다. 역전할 거야’라면서 아들을 향해 위로하는 이야기를 연거푸 했다.
최종완 투수는 7회에도 잘 막았다. 8번 김민수를 3진으로, 9번 정보근을 1루수 플라이로, 1번 석정우를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선방했다.
7회 공격에서도 우리 모교 야구선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5번 전부영 3진, 6번 문현준 2루수 플라이, 7번 유상빈 3진으로 끝이 났다.
8회에 들어 최종완 투수는 선두 타자 노시환에게 2루타를 맞았다. 예진원이 번트에 성공했고, 주자는 3루에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는 투수를 고영찬으로 바꾸었다. 그런데 야구속설이 맞았다. 그때까지 안타를 날리지 못해던 경남고 4번 타자 한동희가 고영찬 투수의 초구를 돌렸다. 2점짜리 홈런을 날린 것이다.
8회 공격에서도 우리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8번 김태우 낙아웃, 9번 권희도 3진, 1번 정은원은 경남고 투수가 이정호로 바뀔 당시 공격을 했는데, 3구 3진을 당했다.
고영찬투수는 9회에 또 다시 1번 타자 석정우에게 2점짜리 홈런을 맞았다. 우리는 투수를 이때 김동현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김동현은 내야 투수 앞 땅볼에 맞아 부상을 입는 불운까지 겹쳤다. 1아웃을 잡고는 예진원에게 4구, 한동희에게 4구, 권영호 앞에서 우리는 다시 투수 교체를 시도했다. 윤성민 투수로 바꾸었던 것이다. 2루 땅볼 아웃을 잡으면서 8회 말 수비를 마쳤다.
마지막 9회 공격에서도 바뀐 투수 이정훈의 공에 손을 대지 못했다. 2번 성원준 3진, 3번 공민규 4구(데드볼), 4번 민성우 센타 플라이 아웃을 당하면서 4강전은 마감을 지었다.
우리에겐 아쉽지만, 경남고 선발 투수의 빛나는 호투에 눌린 경기였다.
경기가 끝난 후 모교 야구선수들로부터 인사를 받았다.
먼저 김동현 선수의 부상정도를 점검했다. 물어보니 괜찮다면서 아이싱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