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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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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는 장사가 아주 잘되는것은아니지만 많은사람들이 오고갑니다.
그런 손님중에 거의 매일 찾아오는 특별한사람이 한명있습니다.
같은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사람인데..
연배도 비슷하고 평소 살갑게 대해주었더니 출근하다시피한답니다.
그친구는 술을 많이 먹고 택시잡는다고 도로로 뛰어들어 달려오던 버스에 부딪혀
몇차례에걸쳐 뇌수술을 받을 정도로 아주 큰 교통사고로
7년동안 거의 식물인간처럼 살다가 기적적으로 회복되어(아직도 회복중이 맞는표현같음)
이젠 모든면에서 정상인과 거의 같지만 걷는것이 조금 불편해보이고 말씨도 약간
어눌하지만 무엇보다 고집이 엄청세기 때문에 처음보는 사람들은 조금은 불편해한답니다.
그는 일반인들은 그냥 지나가도 될정도의 일도 가만있질않는답니다.
예를들면 주차위반, 특히인도위에 차를세워놓으면 곧바로 112로 신고하여 처벌받게하고
버스기사가 교통위반하면 즉시신고하며, 만일 경찰이 대충 넘어가려하면 하루종일 인천시경,경찰서, 구청.. 등을 자기 일과를 모두 포기하고 하루종일 찾아다니며 처벌하라고할정도로 고집불통이지요. 그외에도 너무 많치만 각설하고..
왜 갑자기동네사람에 관한 이야긴가하며 의아해 하시겠지요
이런 막무가내이며 고집스런 친구가 가장 부러워하는 특별한 것에대해 말하려함입니다.
이친구는 고교졸업후(졸업했는지도 불확실하지만)
충청도 태안에서 곧바로 인천에 올라와 별별일을 다했다고합니다.
식당종업원,신문돌리기,심지어 수도국산에서 연탄배달까지..
나중엔 개인택시로 돈좀벌어 고향태안에 닥치는대로 땅을 사놔 지금은 돈도 좀있지만..
그런그가 가장 부러워하고 신성시하는 것이 있답니다.
바로『仁川高等學校』
그렇습니다 그에게 ‘인천고’라함은 경외심의 대상처럼 느끼는듯하답니다.
그에게있어 인고는 모든 것이 최고이며,
인고출신이 하는일은 모두 좋은일이고,
인고출신이 가는길은 모두 옳은 곳이라고 생각할정도로...
농담이라도 인고 나쁘다고 하는사람들에겐
특유의 독설도 마다않고 퍼부을 정도로 인고를 향한 열정은 실로 대단하답니다.
야구100년 기념탑에 내 이름이 써있더라고 신나게 떠들정도니..
학교에도 가끔씩 가보는 모양이구....
다시 태어날수있다면 꼭 인고에 다녀보고 싶다고까지 말하곤할때는
듣고있는 나자신이 ‘난 모교를 위해 뭘하고있나?’ 싶어 부끄러워지기까지 하답니다.
얼마전 상동후배가 검정색 인천고 야사모 모자를 주고갔습니다.
연수구에 인고동문이 많이 산다하여 가게선전(?ㅋㅋㅋ)도 할겸 벽에 모자를 걸어두었는데
그런데 이 일을 정말 어찌해야할까요.
알아주길바랬던 손님들은 한명도 아는척함이없고
예의 그친구가 그모자를 보고 정말이지 두눈을 반짝거리며
자기 달라고 졸라대는데...
맨날 모자쓰고 부천으로 부평으로 시골로 다니겠다고 하면서..
처음엔 가볍게 생각해 ‘저렇게 좋아하는데 하나줄까’하고 생각도해봤지만
저모자쓰고 길거리에서 싸움이라도 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단호하게 안된다고 거절했는데...
정말 많이 실망하는 모습은 측은하기까지했답니다.
그리고 몇일이 지나고
이젠 포기했겠지 하고 생각하고있던 차에
이친구 아주 정중하게 4월1일에 고향 모임에서 등산을 가야하는데 그날 하루만이라고 모자를 빌려주면 안되겠느냐고 하는데 이거 정말 어찌해야할찌....
그모자를 쓰고 무슨 자랑을하려하는지
그친구 왈 모자 빌려주면 모임에가서
‘너희들 이모자가 무슨모자인줄알아? 이모자가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
인천고등학교 동문들 모자다‘ 라며 자랑하겠노라고 하는데..
어찌해야 좋을까요?
일단 답을 안주고 있는데 그것마저 싫다하면 어떤표정을 지울지,아니 그 실망함을
어찌 쳐다봐야할지.....
머리가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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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학님의 댓글
모자를 선배님 댁에 다시 가져가시고 잃어버렸다고 하심이...ㅡㅡ,,,,
윤인문님의 댓글
이 글을 읽고 나의 모교 인천고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되는군요..명철아! 요즘 산에 열심히 다닌다고 하더구만 체중좀 줄었는가? ㅎㅎ
李聖鉉님의 댓글
빌려주세요.
이상동님의 댓글
선물하세염...
이동열님의 댓글
정중히 드리세요,,ㅎㅎ
이환성(70회)님의 댓글
내모자도 함께주세요..오늘밤도인천올라가야할듯..인천서두밤자고내려가는데..일용할양식은 어쩌지?
윤용혁님의 댓글
ㅎㅎㅎ 신명철 선배님,
그분의 인고사랑에 느끼는 바 큽니다.
소중한 모자를 정중히 드리시죠.
얼마나 기뻐하겠어요.
崔秉秀(69回)님의 댓글
달라면 주는 거여... 나두 강화에 계신 처외삼촌님께 `야후`모자 드렸더니 늘상 그모자만 쓰고 다니시더라구~~~ 무지 좋아하십니다~~~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우리 교육청 구두닦는 아줌마가 야후모자를 쓰고있더라구요..그래서 어디서 낫는냐구 물어봤더니 교육청 전총무과장 최종설선배(70회)가 줬다 하더군요..ㅋㅋ
오윤제님의 댓글
글을 읽다보니 어깨가 절로 오르는군요. 그렇게 가지고 싶은 것 선물하시구려. 물건이란 필요한 사람이 요긴하게 쓰는 것이니 그사람 받으면 얼마나 좋아할까를 상상해 봅니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태희님엔 제것 드립니다..ㅋㅋ켁
안남헌(82회)님의 댓글
신선배님 제가한개 갖다 드릴까요??
李桓成님의 댓글
ROKMC쥑여주네요..ㅋㅋ연종/종길/안수/태무니/재하기...또 나와라 ROKMC
신명철님의 댓글
조금은 염려스러웠지만 여러 선후배님들의 마음처럼 필요한 사람에게 모자를 주었습니다.
어제 모자를 안쓰고 왔길래 모자 어디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가 정신이 없어서 아무대나 놓고 잃어버릴수도 있을것같아 필요한날만 쓸려고 집에 모셔놓았다고 합니다.잘한것인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