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봄비 내리던 날
작성자 : 윤용혁
작성일 : 2007.03.21 19:24
조회수 : 1,265
본문
봄비가 촉촉이 내려 대지를 적시면
농부들의 마음은 괜 시리 바빠집니다.
쟁기도 챙기고 볍씨도 고르며
텃밭의 나래는 땅을 평평하게 고르느라
연신 허덕거렸죠.
파 꽃은 꿀벌의 침 흘림에 흰 머리 범벅이 되고
검정 고무신 벗어든 아이 잽싸게 벌을 낚아 채
공중에 빙빙 돌리다 냅다 내 던지면 충격에
꿀벌은 벌벌 기며 나올 때 꽁무니 벌침을 요령껏
잡아당겨 벼룩에 간을 내듯 극소량의 꿀을 빨던
나쁜 녀석이었답니다.
얼기설기 큰 돌 두 개 세워 솥뚜껑 뒤집어 얹힌 후
들기름 바른 다음 부침질하는 아낙의 엉덩이에 솔가지
붙어있고 역풍불어 온 연기 뒤집어쓰고 캑캑거리다
눈물을 한바가지 쏟았죠.
등짐을 내려놓은 남정네의 포도청에서는 막걸리와
부침개가 절묘하게 만나니 농심은 마냥 즐거웠답니다.
봄비 오던 날
글/윤 용 혁
는개 뽀얗게 앞을 가려
살갑게 다가와 내 눈물 훔치더니
제법 알이 굵게 추적이는 봄비
똑똑 방문 두드리는 소리에
알몸 늦잠 자던 개구리
화들짝 놀라
지진이다 잠꼬대하니
울상의 개미떼 비상사태 선포한 날
도랑물 흘러가니
채꾼 소모는 소리 앙칼지고
소댕 위 부침개 못 이긴 척 지긋이
몸 뒤척여 농주를 부른다
댓글목록 0
이환성(70회)님의 댓글
회장님..담벙개시 서정시인 인증서 줘야할듯..
윤인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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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문님의 댓글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그때 그날은 그때...창밖을 보네 헤 에에에에 ~~~ 이은하의 봄비입니다..ㅎㅎ
李聖鉉님의 댓글
글이 맛있어...여자팬이 많겠어..
김태희(101)님의 댓글
솥뚜껑 뒤집어 얹힌 후 들기름 발라 파전 부쳐 먹고 싶네요. 만년 후라이팬 무쇠솥뚜껑,이젠 박물관에나 가야 보겠어요.<br>꿀벌이 괄약근 조절 실패로 흘린 벌꿀을 사람이 훔쳐먹곤 했군요..넘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