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聖賢들의 번개 모임
작성자 : 오윤제
작성일 : 2007.06.16 10:26
조회수 : 2,257
본문
인사동 스타벅스 근처 골목에 있는 작은 술집 '줄 없는 거문고 소리(화담 서경덕의 시에는 '거문고에 줄이 없으면 고요함이 움직임을 에워 싼다.' 라는 구절이 있다)' 여주인은 줄이어 들이닥치는 기이한 손님들을 맞이하고는 어리둥절한 표정 가운데 반가움을 길어올렸다.
물컵과 접시를 내려 놓는 종업원은, 입장하는 회원의 면면을 살피며 어떤 모임일까를 짐작해 보려는 눈치가 역력하다.
먼저 上席에 귀를 기울여볼까. 공자께서 마주앉은 노자를 향해 한 말슴씀하신다. "얼마 전 이 땅에서 도덕경의 해석을 두고 좀 시끄러웠다던데...... 문장을 아리송하게 하여 후대를 혼란스럽게 만든 게 아닌가요. 혹시 둔세(遁世)를 권장하는 그 책이 결국은 그런 미망(迷妄)의 핵심이 아닌지." "허허. 혼란이 아니라, 그 모든 해석들이 어쩌면 다 열려있는 게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가 아닌가 합니다. 거참, 말씀이 뽀족하오. 그건 그렇고.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느니 하는 그런 해괴한 제목이 유행한 건 어떻게 봐야하오?" 이때 맹자가 거든다.
"그것은 선생님이 세우신 仁의 이념이 여전히 약발이 먹히고 있다는
뜻이 아닐지요." 멀지감치 앉아 있던 석가의 말씀. "이보오, 맹자 선생, 당신의 모친이 당신을 제대로 키운답시고 이사를 자주 한 자랑이, 요즘 이 나라의 강남 대치동 교육 광풍을 만드는 것 아닌지요?" 이에 맹자는 답한다. "이런! 여시아문(如是我聞)의 객관적 보도 태도를 강조하는 경전의 주인공이, 그런 성급한 결론을 내리시다니...... 강남 광풍은
이 나라의 사회구조와 잘못된 교육체계의 산물이라 봅니다."
노자가 이쯤에서 좌중을 두리번거린다. "그런데, 이 아무개 아들 이름이 자네가 남긴 이야기에서 따서 지은 것이라 들었는데?" 노자가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저 귀퉁이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장자였다.
자신에게 눈길이 쏠리는데 장자는 씨익 웃고는 대꾸가 없다. 번개를 주최한 이 아무개가 이 때 입을 연다. "장자의 메타포들이 시워스럽고 힘이 있어서 후대인들의 상상력의 큰 보물창고가 됐습니다. 아이 이름에 원래 붕새 붕(鵬)을 쓰려하였으나, 그 이름이 너무 크면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새<鳥>를 감췄습니다." 이 아무개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말을 잇는다. "제가 장자에 매료된 것은 애유소망(愛有所亡)이란 구
절 때문이었지요. 왜 그 애마가(愛馬家)가 말 뒤축에 채여 울고 있었을 때 해준 충고 있지 않습니까. 뜻이 아무리 지극해도 사랑은 늘 끝이 있는 법이라는 말. 그러기에 짧은 사랑의 기간 동안 유감없이 더욱 사랑하라. 제 연애 시절의 금언이었지요." (중략)
이상국 지음 옛 공부의 즐거움 중에서
물컵과 접시를 내려 놓는 종업원은, 입장하는 회원의 면면을 살피며 어떤 모임일까를 짐작해 보려는 눈치가 역력하다.
먼저 上席에 귀를 기울여볼까. 공자께서 마주앉은 노자를 향해 한 말슴씀하신다. "얼마 전 이 땅에서 도덕경의 해석을 두고 좀 시끄러웠다던데...... 문장을 아리송하게 하여 후대를 혼란스럽게 만든 게 아닌가요. 혹시 둔세(遁世)를 권장하는 그 책이 결국은 그런 미망(迷妄)의 핵심이 아닌지." "허허. 혼란이 아니라, 그 모든 해석들이 어쩌면 다 열려있는 게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가 아닌가 합니다. 거참, 말씀이 뽀족하오. 그건 그렇고.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느니 하는 그런 해괴한 제목이 유행한 건 어떻게 봐야하오?" 이때 맹자가 거든다.
"그것은 선생님이 세우신 仁의 이념이 여전히 약발이 먹히고 있다는
뜻이 아닐지요." 멀지감치 앉아 있던 석가의 말씀. "이보오, 맹자 선생, 당신의 모친이 당신을 제대로 키운답시고 이사를 자주 한 자랑이, 요즘 이 나라의 강남 대치동 교육 광풍을 만드는 것 아닌지요?" 이에 맹자는 답한다. "이런! 여시아문(如是我聞)의 객관적 보도 태도를 강조하는 경전의 주인공이, 그런 성급한 결론을 내리시다니...... 강남 광풍은
이 나라의 사회구조와 잘못된 교육체계의 산물이라 봅니다."
노자가 이쯤에서 좌중을 두리번거린다. "그런데, 이 아무개 아들 이름이 자네가 남긴 이야기에서 따서 지은 것이라 들었는데?" 노자가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저 귀퉁이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장자였다.
자신에게 눈길이 쏠리는데 장자는 씨익 웃고는 대꾸가 없다. 번개를 주최한 이 아무개가 이 때 입을 연다. "장자의 메타포들이 시워스럽고 힘이 있어서 후대인들의 상상력의 큰 보물창고가 됐습니다. 아이 이름에 원래 붕새 붕(鵬)을 쓰려하였으나, 그 이름이 너무 크면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새<鳥>를 감췄습니다." 이 아무개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말을 잇는다. "제가 장자에 매료된 것은 애유소망(愛有所亡)이란 구
절 때문이었지요. 왜 그 애마가(愛馬家)가 말 뒤축에 채여 울고 있었을 때 해준 충고 있지 않습니까. 뜻이 아무리 지극해도 사랑은 늘 끝이 있는 법이라는 말. 그러기에 짧은 사랑의 기간 동안 유감없이 더욱 사랑하라. 제 연애 시절의 금언이었지요." (중략)
이상국 지음 옛 공부의 즐거움 중에서
댓글목록 0
윤용혁님의 댓글
오윤제 선배님, 애유소망을 새겨봅니다.
짧은 사랑의 기간,유감없이 사랑하라. 선배님의 연애시절 금언이 현재도 진행형이시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태희(101)님의 댓글
공부가 되게 어려워 골치 아프다 했더니 결론은 <br>
"짧은 사랑의 기간 동안 유감없이 더욱 사랑하라 " 이로군요. 감사히 새기겠습니다.
崔秉秀(69回)님의 댓글
사랑타령이... 구수하게 들리는 듯~~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우리도 신변방 인기작가를 초대하는 번개모임을 자주 가져야겠네요..ㅎㅎ
오윤제님의 댓글
75년도 노래라면 들었을 법도 한데 Smokie란 가수 통 기억에 없네요. 제목을 풀어 보려면 방정식으론 않되고 미적분이 등장해야 할 것도 같고 시끄럽지 않게 경쾌한 키타 소리가 좋습니다.
조한용(69회)님의 댓글
오늘 같이 날씨가 무덥고 짜증날때 역시 팦송이 최고군 감상 잘했네 화이팅ㅎㅎㅎㅎㅎㅎ
이환성(70회)님의 댓글
글 어려워 몇번 보다가..노래만 듣고갑니다..아이돈노하우투유러브미?투노이즈투러브유?...후 머리아프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李聖賢(X)===>李聖鉉(O)
김태훈님의 댓글
스모키 노래... 넘 오랜만에 잘 듣고갑니다.
김태희(101)님의 댓글
오윤제님께 드립니다. 이 곡은 들어 보셨을 거예요.^^<br>
Living Next Door To Alice- Smokie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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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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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제님의 댓글
다방에서 발바닥 장단 맞추던 노래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음악엔 문외한이라 이 노래가 C.C.R이 부른 것인 줄 알았습니다. 내 언제 SMOKIE를 보았으며 CCR을 보앗겠어요 프라우드 매리도 조영남이 부르는 것으로 아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