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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마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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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마남편
지난 주말1박2일로 용인에 있는 대웅제약 연수원에
약사회 임원진들과 워크삽을 겸해 놀러갔어요.
모처럼 집사람으로부터 합법적 해방이라 자유를 만끽했죠.
산악오토바이와 승마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기에 바지로 배드민턴
시 입던 요넥스 츄리닝을 가방에 꾸려 가져갔는데 아 글쎄 착각하고
집사람 것을 가져갔지 뭐예요.
키가 나랑 같아 길이는 괜찮은데 아무래도 여성용이라 쫄 바지가 되어
앞이 민망한 거예요.
발레리나도 아닌데 신경이 여간 쓰이는 것이 아니더군요.
옷을 바꿔 입으려다가 “에라! 모르겠다.” 생각하며
아랫배에 힘도 빼고 이슬이라는 술 힘을 조금 빌렸더니 견딜 만
하더군요.
단에 나가 저를 소개 할 때 주머니에 두 손을 넣어 앞을 효과적으로
방어했지요.
그 사실을 안 여 약사님들이 마구 웃지 뭐예요.
나도 그 상황을 모면하려 앞으로 숙여 덩달아 더 크게 웃었죠.
뒤풀이로 한 방에 모여 여러 게임을 하였는데 그 중 종이로 만든
팬티를 입고 사진을 찍은 후 코끼리 코 자세로 두 바퀴를 돌아 종이
팬티를 먼저 벗으면 이기는 게임인데 통 아저씨와 같은 쫄쫄이 바지
덕분에 잽싸게 벗어던져 우승을 하였답니다.
토론을 마치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세미나 도중 만취한 간부한 분이
내 옆자리에서 잠을 자려는지 비틀거리며 오더니 누워있는 내 위에서
구역질을 하다가 덮칠 듯 곧 나에게 쓰러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유도의 고단자인 나는 나의 주특기인 배대 뒤치기로 가볍게 옆자리로
그 분을 뉘였죠.
그런데 고약한 술버릇이 있는지 뒤에서 나를 안고 뜨거운 입김을
내 뿜으며 나의 몸을 더듬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기분 아주 불쾌하고 소름이 다 끼치더군요.
살다보니 별일도 다 있네요.
모처럼 집사람에게서 해방되나 했더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을 당한단
말입니까?
웃음뿐이 안 나오더군요.
화를 낼까하다 정중히 그리고 조용히 타일렀더니 다른 방으로 가
사람 하나를 더 괴롭히다 잠이 들었다는군요.
그 분의 고약한 술버릇이랍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나 봅니다.
혹시 변태는 아닌지요?
산속에 들어 있는 연수원의 아침은 맑은 공기로 상쾌하였습니다.
숙취도 없이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난 나,
산악자전거 코스를 가볍게 등반하니 늦게 핀 진달래가
아침 이슬을 맞아 방실방실 웃고 나무들은 연두색 물감을
덧칠하여 동살에 더욱 고운 빛을 뽐내고 있더군요.
산길에 떨어져 나뒹구는 예쁜 솔방울 세 개를 호주머니에
담아 내려왔답니다.
이왕 버린 몸, 그 문제의 츄리닝 바지를 그대로 입기로 결정하였죠.
그런데 승마를 할 때는 얼마나 편리하든지요.
다른 사람들은 신사복이나 골든 바지를 입고 타다 옷이 말려 올라가
허벅지가 다 까지고 말 잔등과 새알의 충돌로 아주 아파하며
승마시간이 악몽인양 몹시 괴로워하더군요.
그래서 승마복장이 따로 있나 봅니다.
후배약사가 탄 말은 앞서가는 말과 사귀는 사이인지 자꾸 이상행동을
보여 말에서 떨어질까 봐 힘을 너무 줘 어깨가 다 아프고 아침에
밥을 너무 많이 먹어 속이 출렁거려 혼났답니다.
저는 멀쩡했죠. 두 손을 놓고 아주 잘 탔고요.
그러기에 때와 장소에 알 맞는 복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기회가 되었답니다.
말을 얼마나 열심이 탔는지 애마부인이라는 영화를 찍은 것이 아니라
애마 남편이 되어 지금 제 걸음은 양반의 팔자걸음을 흉내 내고 있답니다.
좁은 공간에서 아픈 환자들만 보다 공기 맑은 곳에서 일박을 하며
허심탄회 마음을 여니 이번 워크샵이 아주 뜻 깊은 자리였답니다.
가끔은 일상을 접고 집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댓글목록 0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애마남편보러 오늘 청천동으로 나들이 갈까하는데 아직 말똥냄새가 나는건 아닌지..ㅋㅋㅋ
이환성(70회)님의 댓글
Free 싸이즈팬티..생각나누나..애마누李 ㅋㅋ
장재학님의 댓글
ㅋㅋㅋ 용혁 선배님 저런 게임을 울 인사동 모임에도 함 도입하는걸로 건의 하시죠..^^
윤용혁님의 댓글
ㅎㅎㅎ 인문형님, 아침이슬로 말끔이 말똥냄새를 지워드리겠습니다.
윤브라더즈의 맏형 휘철형과 이따 술시에 뵙지요.
예약완료하였씀을 이에 보고합니다. 성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트리플 尹가는 trade mark R字 지우려면...부단한 노력필요할듯..
이진호님의 댓글
아고 여기도 x티 이야기가...ㅠㅠㅠ
이환성(70회)님의 댓글
尹센터將님..지난번 정기모임엔 몇명참가에..얼마를남겼고..후일담은 왜 안올라오나요? 나미노래듣고파서 하는야기아닙니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3년전 회장연임할때 나는 찜질방 탕안에서 임원선출 구상했는데..ㅋㅋ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안남헌총무가 그날 불참해서 인수인계를 못받았습니다. 신임총무 선정되면 자세한 사항을 보고드리겠습니다. 참 글구 안남헌총무가 본인이 바쁘다고 신임총무를 선임해달라는데 누가 좋을까요?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저는 안남헌총무를 그냥 유임시켰으면 합니다.
김태희(101)님의 댓글
게이의 사랑을 그린 브로크백마운틴이란 영화 생각이 납니다.그들도 술을 마시고 한 텐트에서 자다가...(이 대목은 x등급이라..)..<br>용혁님을 평소 흠모하던 그 분이 술의 힘을 빌어 깊은 뜻을 전했을거예요..ㅋㅋ<br> 평소에 많이 억눌렸던 본능이 술에 먹히면 폭발되는 사람 많더라구요.
김태희(101)님의 댓글
<embed src="http://jk133.x-y.net/link/Righteous BrothersUnchained Melody1965.wmv" loop=-1 width=400 height=330 enablecontextmenu="0"><br>♪ Righteous Brothers / Unchained Melody<br>
김태희(101)님의 댓글
다시 보니 종이팬티 정말 웃기네요, 완죤 코끼리 사이즈...
김태희(101)님의 댓글
인문님이 청천동 출두하는 이유 = 환성님 찜질방 탕속 잠수이유<br>
내일은 누가 코 꿰어 나타나실지...기대됩니다.
오윤제님의 댓글
밤 늧게 뭣하러 들어왔는지 들르지 않으면 근질근질한 것 벗어 보려 언체인드 멀러디 듣고 갑니다.
박남호(87)님의 댓글
전 더 늦은걸요 뭐 지금 전 회사 마감치고 있읍니다 음악좋고요 글속에 담긴 워크샾에서 따온 솔방울이 어디에 담아 놓으셨는지요? 자연의 풍성함을 만끽하셨군요
윤용혁님의 댓글
김태희님께서 언체인드 멜로디를 멋지게 올려 주셨군요.감사합니다.
어제 청천골에서는 유비-윤휘철형님, 관우-윤인문형님, 장비-저를 포함 인사동 발전을 위한 도원결의를 하였답니다. 오윤제형님은 조자룡장군이 되시고 최병수형님은 제갈공명이
되셨답니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장현의 미련을 윤인문회장이 불렀지요... 울산으로 전화가 불통이라나... 누구 18번인데 하면서...==>뺀찌놓는방법도 여러가지..그래서 전화못드림..ㅋㅋ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제가 어찌 환성형님을 뻰지놓겠습니까..단지 우리끼리 술을 먹자니 목이 메이고 울산에 계신 成님이 보고파서 전화와 노래를..ㅎㅎ
신명철(74회)님의 댓글
대웅제약 용인연수원 주방설비 내가 했는데..ㅋㅋ당시 대웅제약 구매과장이 74회 길인철이었고..ㅋㅋ
윤용혁님의 댓글
박남호 후배님, 귀여운 솔방울을 세분의 여약사님에게 징표로 드렸답니다.
윤제형님,잘 들어 가셨군요? 어제 정말 반가웠습니다.
환성형님,인문형의 미련 끝내주시던데요. 그래도 형님을 잊지않고 전화도 끈질기게 하시고
휘철형님도 전화를 시도하다 통화를 못했답니다.
윤용혁님의 댓글
인문형님의 노래솜씨는 가수의 수준을 넘어 득도의 경지를 넘어섰답니다.
"마이웨이, 미련" 굳입니다요.
신명철 선배님이 주방설비를 하셨군요? 아주 정결하고 편리한 주방에서 나오는 맛있는 식사를
제공받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