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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여행기-피렌체,오르비에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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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호텔을 빠져나와 공원을 돌고 돌아 조깅을 즐긴다. 잘 갖추어진 너른 산속의 공원...저 멀리 산 정상에 수도원이 산안개를 쓰고 평화롭다. 새소리가 요란하여 다가갔더니만 갑자기 “헤이!”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산책 나온 현지인이 새를 나무의 새장에 가두고 즐기는지 접근을 불허한다. “제기랄! 누가 가져가나?” 한 아람의 소나무들이 피톤치드를 내 뿜는지 상쾌하다. 새벽산책을 하는 여인을 만나니 먼저 인사를 한다. “부온 죠르노!” “부온 죠르노.” 리무진은 쉬지 않고 한 시간을 달린다. 피렌체다. “꽃의 도시”라는 뜻이다. 르네상스라는 문예부흥이 피어났던 꽃의 도시답게 아름답다. 꽃의 성모마리아 성당은 주위 건물들에 비해 놀랄 정도로 크고 화려하다. 114미터의 돔이 당당히 버티고 섰으며 96미터까지 걸어서 올라 갈 수 있다. 젊은이들의 휴식 터가 되어 활기가 넘치고 성당 안을 보기위해 줄을 섰으나 의외로 외벽과 달리 안은 검소하다. 거리마다가 예술작품이다. 건축과 예술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일주일을 돌아도 모자랄 것이다. 두오모 성당 바로 앞에 있는 팔각형의 산 조반니 성당은 세 개의 청동 문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동쪽 문은 아름답기 이를 데 없어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 명명하였단다. 지오토에 의해 14세기 설계된 지오토의 종루를 돌아 두오모 성당 한 바퀴를 딸애와 걷는다. 과거 피렌체의 행정 중심지인 시뇨리아 광장으로 가본다. 메디치가의 부와 허영을 엿볼 수 있으며 커다란 성 베키오 궁전은 고딕풍으로 그 앞에 유일한 청동상은 영구보전을 위해 앞으로 볼 날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성주가 “어이, 미켈란젤로야! 정원에 석조상이 필요해.” 공방에 돈을 주며 그런 식으로 불러들여 일을 시키다 보니 아주 영특해 훌륭한 예술가로 변신하였다는 것이다. 시뇨리아 광장 중심부에 포세이돈 상이 우뚝 서 있는데 정신 나간 취객이 올라가 손목을 부러뜨려 한동안 복구로 볼 수 없었다한다. 그 취객의 객기는 1억 3000만원이라는 벌금을 물어내야만 했다. 하긴 가진 것이 돈뿐이 없다면야 그 정도쯤이야... 알콜 중독자 협의회 회원들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우리의 국보 1호 남대문도 어느 미치광이에 의해 소실하듯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별별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문화재 보전에 경각심을 가져야할 대목이다. 단테의 생가를 가본다. 이태리에서 아주 유명한 행위 연극인이 새빨간 색 옷을 입고 단테의 생가 앞에서 매일 신곡 전문을 암기하여 연기를 한다. 허리를 구부리고 중얼거리며 양손을 나비처럼 받쳐 들고 마당을 왔다 갔다 한다. 단테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성군 세종대왕처럼 이태리인들에게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란다. 그 어려운 라틴어를 풀어 이태리어로 발전시킨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그 분을 기리려 행위 예술가는 오늘도 빠짐없이 나와 우스운 동작으로 연기를 하다 어깨가 쑤시는지 잠시 미소를 짓고 허리를 펴 어깨를 주무른다. 여자 연기자라면 뛰어가 안마라도 해 주련만. 피렌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미켈란젤로 언덕을 차로 오른다. 다비드상이 도시를 내려다보는 미켈란젤로 광장이다. 짝퉁인 복제 다비드상이 위용을 자랑한다. 원작을 대신해 서 있어도 수백 년이 족히 넘었단다. 청년하나가 다비드 상을 멋지게 흉내 내며 사진을 찍는다. 문화재가 가득 찬 피렌체가 더 없이 아름답다. 증명사진이라도 찍듯 딸애와 사진을 흔적으로 남긴다. 피렌체에서 170키로 떨어진 오르비에또로 두 시간을 달려 이동 중이다. 가이드가 겪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호텔에서 조식을 낼 때 삶은 계란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외국인들도 먹어야 하는데 참으로 이상하다. 계란을 먹었으면 흔적으로 껍질이 남아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고. 호텔 지배인이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건네는데 “꼬레아 사람들은 식습관이 정말 특이하네요. 계란 껍질 까지 먹나요?” 하나 둘 통째로 가방에 넣어 가져갔나보다. 어글리한 대목에 쓴 미소를 짓는다. 어떤 할머니들은 팁 1유로를 내는 것을 아까워한단다. 안 내셔도 좋은데 그럴 때는 일본말로 “스미마센”하고 적어 놓으라니 한글로 크게 “스미마센”하고 적는다는 것이다. 수년전 뉴질랜드 남 섬 습지대 하이킹 코스를 여행 시 정작 용무가 급해 어쩔 수 없이 자연에다 대고 일을 처리하다 현지인에게 들키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스미마센!”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르비에또를 강철선으로 끌어 올리는 산악전철로 오른다. 케이블카와 다른 바닥에 레일이 깔린 기차를 타고 오르는 것이다. 성체성사 기적의 성체포가 보관된 성스러운 오르비에또 두오모 성당에 내가 서있다. 어느 신부님이 영성체를 봉헌할 때 빵에서 빨간 핏물이 뚝뚝 떨어져 그것을 성체포로 닦아 성당 좌측 높은 벽에 은혜롭게 전시해 놓았다. 하얀 천에 물감을 뿌린 듯 흐릿하다. 교황청에서 그 기적을 공식인정하였단다. 성당 옆의 골목길은 수백 년 전의 숨결이 멈춘 듯 고스란히 옛 모습을 갖추고 있다. 다듬어진 돌이 촘촘히 깔려 반질반질한 고도의 길을 걷는다. 기념품 가게가 있고 카페와 레스토랑이 한가롭다. 당시의 인걸은 간데없고 유물만이 남아있다. 역사의 가치가 충분하고 잘 보존된 꼬불꼬불 골목길 사방을 낯선 나그네 되어 둘러본다. 베니스가 한 폭의 빛바랜 수채화라면 이곳은 책내음 가득하고 시간을 덧칠한 고서화 같다. 피렌체 산맥을 넘는다. 이태리의 산들은 우리의 산과 너무나 흡사하여 어느 강원도 골짜기를 넘는 것 같다. 올리브 나무가 강렬한 햇볕에 반짝인다. 회색을 숨긴 듯 이채롭다. 중간에 절벽마을이라는 곳에 들러 농익은 이태리산 키엔티 포도주 몇 병을 산다. 시음도 해 보고. 차는 1시간 30분을 달려 로마로 향한다. 호텔 아리스 가든(ARIS GARDEN)이다. 앞으로 이틀을 묵게 된다. 딸애 노트북 인터넷이 이곳에서는 빠르다. 친구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하이! 사랑하는 친구들, 밀라노 두오모 성당과 세계 삼대 오페라당인 라 스칼라좌 극장과 쥴리엣 생가에서 쥴리엣의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뤄진다던데 용기가 안나 손만 잡고 왔네. 하도 관광객들이 만져 C가 A가 되었네. 베로나를 거쳐 베네치아에 들러 곤돌라를 타며 멋진 이태리 여인들을 위해 산타루치아를 불렀네. 시간이 멈춘 듯...좋네. 우리말로...피사에 들러 사탑을 바로 고쳐놓고 피렌체를 거쳐 로마로 들어왔네. 내일은 나폴리와 폼페이, 카프리 섬을 가장 칼러풀한 복장으로 오라하네. 딸아이 감시에 멋진 여인들의 유혹에 돌같이 보고 있네. 다음엔 혼자 오든지. ㅎㅎㅎㅎㅎ 친구들, 잘 지내구... 로마에 다시와 보세. 다른 덴 컴이 넘 느려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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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문님의 댓글
이태리 피렌체...가봤던 곳이지만 용혁후배 여행기를 읽다보면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
최병수(69회)님의 댓글
일본넘들 어딜가나 문화인 대접은 힘들겁니다.. 저질국가 일본 대학생들 낙서 사건..
우리 국민들 이젠 많이 업그레이드 되었겠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