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사랑하는 딸이 나에게 준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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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
사랑하는 딸이 나에게 준 선물 !
깊은 잠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동안에도 생명의 신비는 쉼표가 없다.
오늘도 들녘 바다에서 지상에서 파릇파릇 슬며시 움을 틔우는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
박동하는 생명의 신비가 주름살 늘며, 하나하나씩 늘어만 가는 흰머리 숫자만큼이나 나를 고뇌하는 삶속에 죽음을 잉태하는 소리를 듣게 한다.
잘 쓰는 소설가도, 수필가도 아니지만, 오래전에 글을 책에 많이 실은 적이 있다.
그때마다 내 글이 좋아 나를 동경하며, 나의 사고속에 함께하고자 하는 같은 부류의 사람이 “무척 많다.”는 사실에 삶이 왜곡되지나 않나 싶어 철학자적인 삶속에 밤을 지새우던 적이 무척 많았다.
나는 언제나 니힐리스트(Nihilist)적이며, 리얼리스트(Realist)이기도 하다.
순간순간 거리낌 없이 폭탄처럼 직설적으로 감춤이 없이 진솔한 나의 사고를 터뜨려 버리는 폭탄 같은 매섭지도 않으면서 매서운 고추 같은 삶을 살았으며 “지금도 많이 변하지는 않았다.” 생각된다.
스스로 잘난 맛에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진부하면서도 흐느적거리며 흥미롭고 진지하게 예쁜 마누라모시고 아들 하나 딸 하나 오붓하게 산다.
딸 사랑 얘기를 하려했는데, 오늘도 말이 길어지니 어쩌나.
사랑하는 내 딸아이가 아빠에게 커다란 심적 변화를 느끼는 선물을 주었다.
처음에는 마음에도 없었으며, 사실 관심도 없었다.
사랑하는 딸로 인해 사랑하는 딸을 위하여 하루의 직장 피로도 마다 않고 서둘러 열차에 몸을 싣고 젊음이 샘솟는 대학로로 상쾌하게 발걸음 가볍게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다.
한올 한올 이마에 패는 세월의 작대기만큼이나 참으로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다.
생명의 신비는 바로 여기에 있었으며, 내가 숨 쉬던 70-80년대의 박동은 온다는 말도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지고 새롭게 탄생된 삶의 신비가 신명나는 삶의 청춘이 그 속에서 물씬 풍기며 무지개빛 채색으로 물들어 삶을 노래하고 있었다.
젊음을 찬미하며 느끼고 잉태하는 삶속에 호흡하고 싶지만, 또 다른 공간이 허여하는 그날 진부한 삶을 털어버리고 애기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다음을 얘기하련다.
사랑하는 딸아이 손을 잡고 나도 청춘을 호흡하면서 높이 날아 춤추는 대학로 극단 골목길 게릴라극장에서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홉이 쓴 희곡 갈매기 연극공연을 늦은 밤에 보고 왔다.
극장에서 영화는 많이도 봐 왔지만, 얼마 전 그것도 딸아이 덕분에 사랑예술제공연을 본 이후로 극단에서 연극공연을 본 것은 난 생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저녁 먹을 시간도 없었지만, 사랑하는 딸만으로도 배가 불렀고 연극을 보는 내내 숨소리 없이 몰두하여 열정을 쏟았다.
생명이 호흡하지 않는 조그마한 바보상자에 익숙해 있던 나에게 100석 정도 남짓 비좁은 공간이지만, 생동감 넘치고 살아 숨 쉬며 호흡의 숨결속에 아름다움이 탄생하는 작은 공간에 객석의 모든 관객들과 배우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함께 긴 호흡을 하고 있었다.
100년 전 삶속으로 승화되어 열연하는 배우들의 표정에서, 각자 맡은 배역의 삶속에 녹아 몰입하는 독백의 환희와 슬픔의 고뇌를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고 느끼고 있었다.
100년 전 삶으로 흡수되어 농익은 연기를 보면서 되돌아보는 내 삶속에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 이제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을 지새우고 나면 망각이라는 울타리 속에 휴지통으로 점철되는 다람쥐 같은 삶이 될지언정 오늘 이 순간만큼은 몰입하는 삶속에 투영되고 싶다.
이 기쁨을 사랑하는 내 딸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는 기쁨이라 생각하니 더없이 고맙고 이 순간 무척이나 행복하다.
이 순간 또 다른 후회와 고뇌를 갖지 않으려고 몰입하여 글을 쓰고 있다.
내 삶에 있어서 얼마나 몰입하여 살아왔는지, 하고 싶은 것들을, 목적을 위하여 얼마나 마음과 몸을 다하여 정성을 다하였는지 나 스스로에게 자답을 하여도 “답을 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왔다.” 생각하니 또 다시 나 스스로를 옥죄는 마음이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르고 있는 것. 때로는 인생을 다 걸어도 얻지 못하는 것.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사랑이란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인간에게 신이 주신 선물이 사랑이란다.
몰입하면 그 순간이 아름답고 바로 그 순간이 더 없이 소중하고 고귀하며 부끄러움이 없고 사랑스러움이 넘쳐흐르기 때문이다.
안톤 체홉의 갈매기는 조나단 리빙스턴의 갈매기를 새로운 세계로 승화시켰으며, 고뇌하는 우리들 삶속으로 흡입하여 리얼리스트(Realist)적 시각에서 동전의 앞과 뒤, 사랑과 행복을 동시에 가질 수 없음을 보여주면서 욕망이 화를 불러 비극을 노래하고 있다.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숲길을 먼 훗날 진한 아쉬움의 감동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44살의 젊은 나이에 운명을 달리한 체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작품속에 속악(俗樂)과 허위를 싫어하고 인간과 근로(勤勞)에 대한 애정을 북돋우어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기 때문에 그를 좋아한다고들 한다.
체홉은 40대에 삶의 질곡을 넘어 섰는데, 50대 중반을 살아도 나는 잘 모르겠다.
극단에서 너무도 유명한 박근형 연출작품이고, 아르까지나 서이숙의 매혹적이며 고혹적인 눈빛에 감춰진 맛깔스럽고 감칠맛 나는 연기와 뜨레쁠레프 김주완의 역동적 연기 그리고 함께한 모든 출연배우와 연출자 모두가 면면히 힘과 역량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8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평일에는 오후 8시, 토요일은 3시와 7시, 그리고 일요일은 3시에(월요일은 쉬고) 공연이 있다.
사랑하는 딸이 나의 마당을 한 뺨쯤 넓혀주는 고마움에 오늘도 내일도 행복한 생명의 신비를 보듬으며 미소를 짓는다.
2009년 8월 13일에 사랑하는 딸이 나에게 준 고마운 선물을 생각하면서---
2009년 8월 14일
이 동 호 ( 쎕 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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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철님의 댓글
휼융 한 따님에=, 지혜로운 아버지, - 좋은 글 잘 읽고 생각하게 합니다. [ 날기위하여 살고 싶다]
조단나은 연습 하고 연습 하여 드디여 빠르게, 느리게, 높게, 낮게 마음대로-자유로이 나는것을 실행한 그의지와 목표와 성취의 보람... 하고 싶은 일 하며 산다는것.. 자유고 행복이고, 거기에는 연습과연습 목표와의
이동호님의 댓글
선배님! 글을 잘 읽으셨다니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인간인 이상 우리네 삶은 번뇌속에서 사랑과 행복을 위해 갈매기와 같은 삶을 반복하지 않나 싶네요. 이세상에 가장 귀중한 보화는 건강이라 생각됩니다. 선배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