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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해의 인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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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가 있는 딸애가 너무나 보고 싶어 우여곡절 끝에 여행 겸 딸애를 이태리로 불러들였습니다. 값싼 비행기표를 사 스위스를 거쳐 로마공항에 벌써와 아빠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한국에서 기술진으로 있다 막 돌아왔다는 현지인이 딸애에게 서툰 한국어로 친근감을 표시하며 접근하고.. 이태리 남자들은 여자를 심심하게 놔두면 직무유기라 여긴다더니.. 별놈...
베네치아는 베니스상인이라는 이야기처럼 수세기 전부터 상업이 발달된 그런 곳이었습니다. 어느 한국인 관광객이 "아들이야!"라고 소리쳤다던 아드리아해가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곳에서 아들대신 딸아이와의 관광은 즐거움의 배가이었지요. 거리에 즐비한 유명상표의 DDONG도 있었지만 조금 벗어난 주택가에는 여기저기 널린 발목지뢰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개들과 무례한 들이 교묘히 설치한...
그 유명하다는 곤돌라를 탔습니다. 딸애와 아름다운 여인 둘과 한팀이 되어... 단체관광을 나선 한국의 아줌마들이 동시에 양산을 펼쳐 배가 안 나가 곤돌라기사가 화를 냈다던...
남자로는 곤돌라를 운행하는 현지인과 나... 눈이 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햇빛과 아드리아해의 푸른 물결... 비발디가 사계를 작곡하며 늘 바라보았다던 바다에 윤슬은 은빛을 수놓고...
노래가 절로 나오더군요... 흥얼거리니 여인들이 재차 크게 불러 달라 간청을 하였습니다. 물론 동물의 왕국 수컷이 암컷에게 잘 보이려는 속성이 그대로 드러나 "산타 루치아"를 아드리아해가 떠나가도록 불렀습니다.
그러나...아뿔싸! 딸애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학교일로 한국에 있는 제 어미에게 로밍 폰으로 전화를 거는 것이었습니다. 아빠때문에 미치겠다고..아드리아해로 몸을 던지고 싶다며...
그 후론 여행 내내 다른 여인들에게 눈길하나 보내지 못했습니다. 직통으로 보고되니... 시어머니가 따로 없었습니다.
보수성향의 딸애는 아빠가 순수하게 생각하려던 동물의 왕국을 결국 이해못하고 다시 영국으로 발길을 돌릴 때 이별이 아쉬워 아빠만 고글안경 너머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는 그 누구도 위로의 말을 시키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눈물보가 터질 것 같아서...
아! 산타 루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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