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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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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월말
감기 기운이 있어 콜록하며 전철을 탔는데
어디선가 찬바람이 불어 처다 보니 천정서 불어 옵니다
꺼줬으면 좋겠지만 아무도 나서지 못합니다.
아니 차장와 대화 찬넬을 몰랐으니...
헌데 40대 아줌마가 열차 구석에 있는
SOS 비상통화장치를 들고 뭐라고 따집니다.
비상시만 쓰는 핫라인 인줄만 안 자신이 부끄럽네요
『그들은 햇볕 맞으며 운행하니 더웠을테죠』
『색시 난 창문이 열려서 찬바람 들어오는 줄 알았네』
정부서 에너지 절약 아무리 외쳐 봐도
공공시설서 이지경이니...
11.15.14:30분
신도림서 동인천행 직행열차 타고 부평을 지나는데
따르릉
『여식 결혼을 축하하네』
『형님 감사합니다』
옆자리에 민폐 안 끼치려 구석으로 가서 소곤거립니다
『내 20년전 자네 사돈 어른과 한바탕 했네』
『그러세요? ㅎㅎ』
『내 이름대면 깜짝 놀랄걸』
『식장 오셔서 사돈에 환성이 情많은 넘이라 전해 주세요ㅋㅋ』
『그래 그날이 기대되네』
『아이고 형님 큰일 날뻔 했네
형님과 통화하다 하차역 동암을 지나칠뻔 했아요』
『ㅋㅋㅋㅎㅎㅎ』
동암 지하도를 나오며 마을버스 타는데 왔는데
『애고고 차 선반에 가방 두고 내렸네요』
『빨리 가서 찾아 보시게』
짤깍!
오늘따라 회사서 준 체육복 담긴 쇼핑빽
그리고 지난 5월 회사서 받은 1,600천원짜리 노트북
노트북 그 가방엔
어렵게 정리한 情나누기란 타이틀의 친지 주소록
200여편의 글들
50,000천원/일 입출금 가능한 공인인증서
5월부터 오늘까지 저장된 Black Box같은 출장보고서
그 모든 것 저장된usb
더 중요한 주소가 첨부된 80여장의 청첩장
딸에 그리고 사돈댁에 대한 결례가 되므로
청첩장의 분실은 견딜 수 없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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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역으로 올라가 동인천행을 기다립니다
봉사하는 공공요원에 찾을 확률 물으니 반반이랍니다
동인천이 종점이니 거기서
차안을 누군가 체크 할것으로 믿고 동인천으로 갑니다
동인천 에스커레이터 상부에 사고로
어느 50대 여자가 머릴 감싸고 쓰러져 있습니다
역장 비슷한 나이든 역무원이 달려갑니다
저는 역무실로 달려가 문을 두둘깁니다
쾅!쾅!쾅!
아무도 없습니다
유실물 신고센터가 구로에 있어 신고합니다
『저 2010.11.15.14:30분경 동인천 직통열차 선반에
가방(체육복/노트북)을 두고 동암서 내렸습니다』
『아직 접수된 것 없습니다
찾게 되면 연락드릴테니 연락처 주세요』
좀후 동인천역무실 직원(女) 만나 사실 얘기하니
직통열차는 동인천 도착후 바로 용산으로 갑니다.
애고고 그럼 누군가 선반위에 뒹구는 임자없는 노트북
가져 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풀이 죽어 동암역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는데
따르릉
『여기는 구로유실물센터인데
가방 접수됐습니다
쇼핑백엔 이환성이라고 이름도 적혀있더군요』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 가방은 저에게는 블랙박스와도 같은 매우 소중한 자료들입니다』
누가 뭐래도 역시
대한민국 정의는 살아있습니다
휘파람을 불며 구로역에 도착합니다
전화 겁니다
『형님 무사히 찾았습니다
찾는데 약간의 수수료(비타500)가 첨부되었습니다』
『아주 싸게 먹혔군
나도 그제 설악산 무리한 산행으로 도가니가 이상해 병원 가는중이네』
『형님 건강 주의하세요』
『아우님 건망증 조심하시게』
ps. 이글을 통해 구로역 유실물센터의 강요선생님
그리고
1095열차 박지홍 차장님께 감사드리며
10월말 냉방을 틀어 승객을 떨게했던 毛차장님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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