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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의 애화(哀話)-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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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의 애화(哀話)-3
목욕탕에서 남으로부터 자기 등의 때를 미는 것이
평생 소원인 개구리가 살고 있었다.
마침 한 동네에 입이 작은 동물이
입 큰 동물의 등을 밀어줄 것을 조건으로
입욕시키는 목욕탕이 새로 문을 열었다.
이 개구리는 본디 입이 큰지라
자신만만하게 목욕탕에 들어섰다.
욕탕 안에는 어떤 친구가 등을 돌린 채 앉아 있었다.
개구리가 의젓하게 말했다.
“이봐! 나와서 내 등을 밀지 그래?”
그러자 탕 속의 등을 돌린 친구가 돌아다보았다.
하마였다.
그 날 개구리는 열나게 하마 등을 밀어주고는 이튿날
성형외과를 찾아갔다.
입을 아주 크게 찢어달라는 주문을 받고는
의사가 딱하다는 듯 타일렀다.
“그러면 한 달밖에 살지 못합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소원을 풀어야 하니까요.”
그 개구리는 입을 크나크게 째고는
의기양양하게 목욕탕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어떤 친구가 등을 돌린 채 앉아 있었다.
개구리는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
“이봐! 그만 나와서 내 등을 밀게나.”
그러자 탕 안의 친구가 뒤돌아보았다.
악어였다.
그 날 개구리는 울퉁불퉁한 악어 등을 ×빠지게 밀어주고는
이튿날 또 성형외과를 찾아갔다.
입을 최대한 찢어달라고 통사정하는 개구리한테
의사가 단호하게 선언했다.
“그러면 오늘 하루밖에 살 수 없습니다.”
개구리는 비장한 각오로 답했다.
“아무래도 좋습니다. 소원을 꼭 이루고 말겁니다.”
그 개구리는 입을 엄청 째고는 너무도 당당히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 문에는 이런 팻말이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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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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