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자주가는 고스톱 동호회의 한회원분이

모친상을 당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은 잘 갖지 않지만,

조문은 다른 상황이라,

면식이 있는 몇몇 회원이 약속을 하고,

장례식장 앞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영안실 앞에서 난처한 일을 생겼습니다.

"근데, '싸고 또 싸고"

님의 이름이 뭐지?"



그렇습니다.

게임상에서의 닉네임만 알았지, 실명을 몰랐던것입니다.

전화를 해서야 겨우 실명을 알아내고,

빈소를 찾았는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것이 아니었습니다



조의금을 걷어 봉투에 넣었는데

안내를 맡은 청년이 방명록에 이름을 적어 달라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실명을 적자니, 상주인 회원이 어찌 알겠습니까?

닉네임을 적어야, 나중에 누가 왔다갔는지

알것 같아서 자신있게 썼습니다.

'한푼 줍쇼'

뒤에 섰던 회원들도 내의도를 알아채고 자신의 닉네임을 썼습니다



'쓰리고에 피박'

'고돌이 박사'

데스크에 앉아있던 청년의 표정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우리들도 난처 하기는 매한가지 였습니다

빨리 그자리를 피하고 싶어서

아직까지 닉네임을 적지 못하고

머뭇 거리는 회원에게

빨리 쓰고 가자고 다그쳤지만,

그 회원은 여전히 머뭇 거렸습니다



그 회원의 닉네임은 '경사났네' 였습니다

"아니~ 쪽팔리니, 빨리 쓰고 갑시다"

"암만 그래도 그렇지. 경사났네 라고 어찌 씁니까?"

.

.

다른 회원에 비해 작은 글씨로 '경사 났네'

라고 쓰는 순간,

마지막 남은 회원이 갑자기 뛰쳐 나가는것이었습니다

얼른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우리는 큰소리로 그를 불렀습니다

.

.

"저승사자님, 어디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