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
편의점 고객중 기억에 남는 베스트 10
작성자 : 최영창
작성일 : 2009.08.20 04:55
조회수 : 1,031
본문
1. 동양화 찾는 비구니 스님
어느날 모습이 고우신 비구니스님 한분이 들어오시더니 조욜하게 동영화도 파냐고 허더군요
그래서 편의점에서는 그림은 팔지 않는다고 했더니 잠시 머뭇거리시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큰스님은
왜 이런걸 나보고 사오라고 하신지 모르겟어요 쪽 팔리게"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재차 물어보니 나지막하게 "화투 안파나요" 하더이다.
화투 사가시면서 저한테 성불하라고 하시던 모습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2. 버스약 찾으시는 할머니
어느날 80세가 넘어 보이시는 할머니께서 들어오시더니 다따고따 "버스약" 있어요 하더이다
'그래서 저는 멀미약 찾으시는줄 알고 "저옆 약국으로 가셔야 할것 같은데요" 했더니
티머니 카드를 내놓으시네요. 버스약도 모르는 제가 어찌나 송구스러운지
그래서 요구르트 하나 서비스로 드렸더니 하시는 말씀 "복 받겠구먼 " 하시데요
3. 볼펜 의 용도
어느날 잘 차려입으신 아주머니 한분이 들어오시더니 볼팬을 찾으시데요
그래서 가장 흔한 300원짜리 볼펜을 드렸더니 그자리에서 볼펜심을 빼서 저한테 줍니다
"이건 아저씨 쓰세요" 하더니 볼펜껍데기로 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시면서
"이제야 좀 살겠네" 하데요. 볼펜의 용도는 참 여러가지 네요
4. 교통카드 의 환불
꽤나 세련되어 보이는 아가씨 한분이 들어오시더니 교통카드를 달라내요
"2,500원입니다" "충전은 아무편의점에서나 하세요" 했더니 아가씨 왈
'이거 가지고 지하철 타면 얼마씩 빠져나가나요" 대답을 어떻게 할까 생각중인데
"남은돈은 어디서 거슬러 받나요" 나중에 이야기 들어보니 서울에 처음 와서
교통카드를 처음 써본 울산아가씨 랍니다. 그모습이 얼마나 순수하던지
5. 소녀시대 의 출근
매일 아침 방과 우유를 사러오는 여자손님이 많습니다.
이런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사는 " 웃는모습이 소녀시대 같으시네요" 했더니
이 인사 받으려고 현재 고정손님 이 약 20명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이야기가 요즘 실감 납니다.
6. 라이손과 레종
아주머니 한분이 들어 오시더니 아저씨 갖다준다고 레종불루 한갑을 달라네요
그래서 드렸더니 담배값을 한동안 보시더니 " 라이손 말고 레종으로 주세요"
제가 봐도 RAISON을 왜 레종이리고 읽어야 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요즘 담배종류가 하도 많아서 대략 80여종 되는데 젊믄친구들은 담배이름으, 전부 줄여서
이야기하니 저도 ㅎㅔㅆ갈립니다.
말보레(말보르레드) 말보라(말보르라이트) 말보울(말보르울트라) ㅎㅔㅆ갈립니다.
디플 과 디스도 구별할줄 알아야 되고 에쎄도 무려 12가지입니다.
편의점 하려면 담배이름부터 외어야 합니다.
7. 건망증
세상이 각박해지고 복잡 다난하면서 모든사람들이 건망증이 심합니다.
만원짜리 잔돈 바꾸기위해 껌하나 사면서 돈만 9,500원인지 열심히 확인하고
껌은 놓고간 손님이 하루평균 몇명은 됩니다.
세상 살기 힘들어도 정신줄은 놓지 말고 삽시다.
어떤분은 껌은 가져가고 지갑을 놓고간분도 있습니다.
바로 좇아나가보면 왜 그렇게 동작이 빠른지 대부분 다시 찾아는 갑니다
한번은 봉투사러오신분이 빈봉투는 가져가시고 축의금이 든 봉투는 놓고 가신분도 있었습니다.
8. 할머니 의 돈나물
나물중에 돈나물이 잇습니다.
저녁 11시경쯤 되면 할머니 한분이 이 돈나물을 팔러 가게에 오십니다.
이나물 사면 돈 잘번다고 하면서
하루눈 할머니가 돈나물 무침을 해가지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그맛을 보니 옜날 우리 할머니가 만들어 두신 나물맛 바로 그맛입니다.
이 할머니는 요즘 저희 가게뿐 아니라 근처 모든 가게에 반찬 대주시는 직업이 생겼습니다.
고마우신 할머니가 오래오래 사셨으면 합니다.
9.. 스타벅스와 공주병
컵커피중에 제일 비싼것이 스타벅스(1,800원)입니다.
대부분의 컵커피가 1,200원인데 왜 그리 비싼지 저도 모릅니다.
근데 이커피를 사서 마시는 분은 거의가 공주병 기질이 있습니다.
" 이 커피는 모델들이 주로 마시던데 혹시 모델이세요" 이말 한마디면
대게가 계속 이커피만 마십니다. 1,200원짜리와 똑 같다는것을 알려 드립니다.
10. 49제
곱게 차려 입으신 할머니 한분이 오시더니 양초를 달라고 합니다.
촛불시위가 한참일때여서 "어다 집회에 가십니끼" 했더니
사고로 죽은 아들 49제에 가시는길 이라고 하십니다.
캔 맥주 2개까지 사셔서 보자기에 싸시고 나가시면서
살아생전에 좋은일 많이 하라고 하시네요.
쓸쓸한 걸음걸이로 나가시던 할머니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댓글목록 0
최송배님의 댓글
흠~~! 일상생활 속에 있을 법한 얘기들이예요.
태동철님의 댓글
그 관심과 관찰속에 따뜻한 인정과 삶이 보이고 그 보이는 것 만큼 성업이루고
성업에 성업이면 성공이고 행복이고 보람이고... 관심속에 생활은 꽃이 됩니다.
건승하심을 합장기원 해요
이지형님의 댓글
좋은일화들 잘읽었습니다.
어른분들 공경하고 좋은일 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선배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