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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회의 패러다임/장태한(74회) UC리버사이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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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다문화 사회의 패러다임[LA중앙일보]
장태한 / UC리버사이드 교수
기사입력: 12.23.09 21:43
200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란 출신의 시린 에바디 여사를 기조 연설자로 초청해 한국언론재단이 개최한 '문명과 평화 국제 포럼'에 참석하고 돌아 왔다.
자주 한국을 방문하지만 이번에도 급변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한국 사회의 담론은 단연 '다문화 사회'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했고 '다문화'라는 언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한국 사회였다. 그러나 더이상 단일민족이라는 단어는 접할 수 없으며 모두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있었다.
2007년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 섰다는 통계가 언론에 대서 특필되면서 한국은 단숨에 단일민족 사회에서 다문화 사회로 급변한 듯하다.
이제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외국인 소수자 약자 그리고 타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금하고 동시에 사회적 화합과 소통에 대한 정책 수립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이민 온 초기 유럽계 이민자들은 미국을 '백인의 국가'로 건설하려고 했다. 1790년 '백인만이 미국 시민이 될 자격이 있다'는 귀화법을 제정해 비백인의 미국 시민권 획득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백인 국가 건설을 추구했다.
그러나 노동력 부족현상으로 불가피하게 흑인 노예 멕시칸 노동자 그리고 아시안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면서 미국은 다인종 다민족 사회로 변하게 된 것이다.
한국 역시 1990년대 이후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중국 동포 동남아 출신의 노동자 탈북자 영어권의 영어 교사들 그리고 최근에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 출신의 여성들이 농촌 지역 한국 남성들과의 결혼이 급증하면서 다문화 사회로 급변했다.
다문화 사회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동화 정책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다문화 주의를 채택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 대화 논쟁 그리고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
특히 동남아 출신 여성과 한국 남성과의 결혼이 급증하면서 '코시안'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겼다. 코리안 남성과 동남아시안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2세들을 지칭하는 용어다.
어느 시골 지역의 초등학교는 이러한 학생의 비율이 무려 60%를 넘었다는 언론 보도는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외모가 달라 교실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는 학생들의 교육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어머니가 한국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자녀들의 학업에 전혀 도움을 줄 수 없고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해 종종 주먹다툼을 벌이는 불량학생 취급을 받기가 일쑤이다. 따라서 만약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다 중퇴하거나 퇴학을 당한다면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다문화 사회 한국은 단지 구호에 그쳐서는 절대 안된다. 우선 한국인들에 게 다문화 교육을 실시하는 의식개혁 정책이 절대 필요하다. 주요 정책 입안자들과 교사 그리고 지도층을 대상으로한 다문화 교육이 절실하고 언론과 교육을 통해 모든 국민들에 대한 다문화 교육도 필요하다.
외국인들의 한국 사회 정착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시하는 정책도 시급하다. 다문화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체계적인 다문화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다문화 사회로 급변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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